안갯속에 빠진 바른정당의 진로, '단일화파'가 변수출범 100일 前 휘청…원인은?①반기문 前 총장 영입 실패②TK 장악한 한국당이 보수의 축으로 ③安의 쇠퇴와 중도·보수 정계 개편론 정체 ④劉의 낮은 포용력과 지지율지난 24일 밤샘 의총에선, '외연 확장론' VS '이념정당 존속론' 맞서일부 의원들 "탈당할 수밖에 없어"…최근 지방의원들 한국당行과 맞물려당 안팎에선 '단일화파'의 음모론 제기…劉 "(지역구) 국회의원의 뜻이냐?"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이민찬 기자] "'보수 전쟁'의 최후 승자는 자유한국당이란 인식이 당 안팎에 팽배해요. 탄핵 정국에서 살아남았고, 대선 이후에는 제1야당으로 정계 개편의 열쇠를 쥘 것이란 예측이 강합니다."(바른정당 중진 의원)극심한 내분을 겪어온 바른정당의 진로가 안갯속에 빠졌다. 지난해 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과 갈등을 빚으며 좌충우돌한 끝에 분당했지만 낮은 지지율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33명의 의원을 확보한 교섭단체의 대선 후보가 6석에 불과한 정의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 1월24일 원내 제4당으로 공식 출범한 뒤 100일을 목전에 두고 벌어진 일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위기의 본질은 '플랫폼 정당'이란 한계에서 비롯됐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입당 포기와 불출마 선언 때부터 예고된 행보라는 지적이다. 반 전 총장 영입과 대선 후보 선출을 가정하고 탈당 대오에 합류한 일부 의원들의 결단도 빛이 바랬다. 대선 정국에서 한국당이 보수의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위기감은 더 커졌다. 대구·경북(TK)에서 홍준표 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타면서 대선 득표율이 15%를 웃돌 것이란 섣부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0여명으로 추산되는 '탈당파' 의원 중 상당수는 한국당 복귀나 합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율 5%선에 머무는 유승민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는 일부 의원들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제안을 앞세우는 것도 결국 한국당과의 연대나 통합을 추진할 '명분 쌓기용'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완주"만을 외치는 유 후보의 낮은 포용력이 상황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이 같은 속내는 지난 24일 밤샘 의원총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비공개 의총에선 4시간 가까이 난상토론이 이어졌다.김무성 의원 등은 "단일화 카드로 대선 판을 흔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부 의원들은 한발 더 나아가 "무모한 싸움을 접자", "이대로 가면 바른정당이 죽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총 말미에는 일부 의원의 탈당을 전제로 한 '외연 확장론'과 보수 진영의 '이념 정당론'이 대치했다. "탈당을 결행한다면 어쩔 수 없고, 이들이 밖으로 나가 외연을 확장하는 게 낫다"는 명분론과 진보 진영의 정의당처럼 바른정당이 보수 진영의 이념 정당으로 남아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 것이다. 불과 한 달 전 안 후보 당선에 무게를 두고 중도ㆍ보수 통합을 외치던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대선 패배→일부 의원들의 한국당ㆍ국민의당행(行)→꼬마 바른정당 존속'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가 떠오른 셈이다.내분은 쉽게 치유되지 않을 모양새다. 이학재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당은 당선도 중요하지만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결사체"라며 유 후보를 다시 압박했다. 반면 당 일각에선 최근 부산ㆍ인천 지역의 당 소속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10여명이 탈당해 한국당에 돌아간 것이 '단일화파'의 계략이란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해당 지역구는 유 후보와 의견차를 보여온 김무성·장제원 의원 등의 지역구다. 장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참담하고 가슴이 아프다"는 심경을 전했다.반면 유 후보는 이와 관련 전날 "(탈당한) 그 분들의 뜻인지 지역구 국회의원의 뜻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의 핵심 관계자는 “특정 의원 지역구의 지방의원들이 (바른정당) 탈당과 관련해 바람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여론몰이를 통해 유 후보의 대선후보 사퇴와 후보 단일화를 압박하려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정치를 하면 바른정당의 창당 정신이 무색해지고, 대선 이후에 한국당과 합쳐도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왼쪽 세 번째)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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