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노란 물결 뒤덮인 안산…'심장 가까이 노란리본 달았어요'

교복에 노란리본 단 학생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여전히 가슴 먹먹해'

13일 경기 안산 시내에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추모하는 노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금보령 기자)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금보령 기자] "노란리본을 심장 가까이에 두려고 왼쪽 가슴에 붙였어요."지난 13일 경기도 안산 시내에서 만난 단원중학교 3학년 최모(16)양은 교복위에 단 리본을 가리키며 말했다. 최양의 언니 친구 한명도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고, 최양의 학교 선생님 중에는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가르쳤던 분도 있다. 최양은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인데 어떻게 잊을 수가 있느냐"며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안산이 노란색 추모물결로 뒤덮이고 있다. 활짝 핀 노란 개나리와 함께 도시 곳곳엔 '우리 모두가 함께 기억하겠습니다', '다시 봄, 마음 속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등이 쓰인 노란색 현수막들이 바람에 나부꼈다. 단원고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한 '진상규명 이제 제대로 시작합시다'라는 현수막 문구 아래엔 안산시민들의 이름도 빼곡히 적혀 있었다.노란리본은 학생들의 교복이나 가방 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단원고 학생들은 물론 바로 옆 단원중 학생들까지 이름표 옆이나 가방에 노란리본을 달았다. 성인 손바닥보다 더 큰 리본을 가방에 달고 가던 단원고 여학생은 "학교에서 직접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 남학생은 "노란리본은 당연히 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단원고 정문 바로 옆에 놓인 노란 수선화 화분에 물을 주러 나온 임남희 힐링센터0416쉼과힘 사무국장이 "원래 이 자리엔 아무 것도 없었는데 3주기를 앞두고 노란 꽃을 심었다"고 말했다. 참사 피해자와 가족, 시민을 위한 치유·회복공간인 이 센터는 지난 2014년 9월 문을 열었다.

13일 경기 안산 단원고 정문 옆에 노란 꽃이 피어 있다.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세월호 참사를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단원고 인근에서 20년 가까이 슈퍼마켓을 운영한 여주인은 "3년 전 수학여행 간다고 과자 사갔던 아이들 얼굴 떠올리면 지금도 울컥한다. 나를 '이모'라고 부르던 아이들인데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 한 뒤 목이 메인 듯 잠시 침묵했다. 세월호 미수습자인 양승진 교사의 제자 임모(30) 씨는 "선체가 인양됐으니 선생님이 하루 빨리 우리 곁으로 오시면 좋겠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원고에서 걸어서 5분도 채 되지 않는 곳에서는 세월호 참사 3주기 기억 프로젝트 '그날을 오늘처럼' 전시회가 시작됐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시와 그림 등은 물론 학생들의 이름표, 어린시절 사진 등 유품들이 전시관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번 주말 지역 주민들은 대거 3주기 추모행사에 참여한다. 단원고와 인근 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중창단이 세월호 생존학생의 지휘에 맞춰 추모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부른다. 16일 오후 1시부터 시민들이 안산역과 월드코아광장 와동체육공원에서 각각 출발해 안산합동분향소까지 걷는 안산 봄길 행진이 예정돼 있다. 오후 3시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에서는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이 열린다.이보다 하루 전인 15일에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과 4·16연대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22차 범국민행동을 세월호 참사 3년을 기리는 기억문화제로 진행한다. 국내 81개 지역, 국외 11개국 30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되는 이 추모행사에는 생존학생과 유가족들도 참석한다. 세월호참사 미수습자 수습과 철저한 선체조사,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우리는 세월호 참사 3년이 되는 16일 안산시민들과 함께 봄길 행진과 기억식을 거행함으로써 상처 입은 공동체를 회복해 안산이 안전교육도시로 거듭나고, 추모안전공원 설립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안산=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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