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19대 대통령 후보의 경제공약은 '무엇(What)'이 아니라 '어떻게(How)'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고령화ㆍ저성장을 헤쳐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재원을 조달해 투자를 촉진하고 소비여력을 늘릴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2일 발표한 경제공약은 가시밭길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우선 집권 직후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겠다는 방침은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당초 우려와 달리 올 1분기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소비도 미미하나마 개선되고 있다. 최근 추경은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침체 등 6가지 조건 중 경기침체 방지를 위한 목적으로 편성됐다. 하지만 올 1분기를 기점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이 상향조정 되고 있다. 과반 의석도 되지 않는 민주당 입장에서 다른 당을 설득할 명분이 없다.국민연금기금이 국공채를 적극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논란의 여지가 크다. 지금 국내 자금시장을 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국공채를 대량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보니 다른 펀드들은 안정적 투자상품 구성에 필요한 국공채가 오히려 부족한 형편이다. 또 국공채를 발행해 보육, 교육, 의료, 요양 같은 국가 사업에 투자를 하는 것은 수익률 측면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뿌리 채 흔들 수 있다.기업이 투자를 늘려 고용을 창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경제원칙을 저버린 공약도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를 전면 개혁해 징벌적 손해배상소송제와 집단소송을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사회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이런 거친 조치는 기업들의 투자위축을 유발할 공산이 크다. 문 후보는 10대 핵심 분야에 투자해 신규 일자리를 연평균 50만개 이상 만들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모호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기본적으로 대규모 고용창출효과를 내지 않는다. 이외 환경과 문화관광예술체육, 사회적 서비스 분야 등에서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지만 이는 정부의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한계가 있다. 다만, 자본시장에 역동성을 더하기 위해 벤처캐피탈 시장을 조성하고 과감한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공약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재계의 한 관계자는 "문 후보의 경제공약은 한마디로 큰 정부로 경제위기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조율과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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