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페인트의 소비자 선택 시대

오진수 삼화페인트공업 대표

내가 사는 곳은 서울의 외곽 신도시 일산에서도 서쪽 끝자락이다. 좀 더 여유로운 환경을 찾다가 6년 전 이곳의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 이따금 공간을 채우는 개 짖는 소리, 개구리 울음소리까지 정겹게 들리는 곳이다. 아파트 주변으로는 아직 논이 남아있어서 봄이면 모내기를 보고, 가을에는 점잖게 고개 숙인 벼이삭을 보며 자연이 알려주는 시간을 감상한다. 이곳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지하주차장이 넓어서 주차를 대충 하다 보니 실력이 점점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 외 자연과 함께하는 모든 여유에 만족한다. 그동안 우리는 오로지 효율과 경제에 매달려 압축성장의 성과를 이뤄냈다. 대신 여유를, 사람다움을, 자연스러움을 잃었다. 이제는 사람을 돌아볼 때다. 사람을 위한 공간을 생각할 때다.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의식주다. 그 중에도 공간, 즉 주거공간과 사무공간은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다. 사람을 위한 공간, 자연스러운 격이 있는 공간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서 공간을 채우는 소재인 페인트도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 격이 있는 공간과 사람을 위해 탄생한 제품이 친환경 프리미엄 페인트다. 수용성에 냄새가 없고 까다로운 환경 기준을 넘어 아토피 알러지 케어 인증까지 받았다. 자연에서 가져온 미묘한 색감의 차이마저 구현한다.이 뿐만 아니다. 목적과 쓰임에 따라 최적화된 벽지용, 방문용, 가구용, 아트용으로 구분된다. 아이들이 벽에 얼마든지 낙서를 할 수 있는 칠판페인트,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는 자석페인트, 야광페인트 등 한계를 벗어난 아이디어 페인트까지 개발돼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과거에는 페인트 시공업체에서 알아서 해주기만 바랐다. 이제는 소비자가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어떤 것이 좋은 지 비교하고 검색해 선택하는 똑똑한 소비자 시대가 온 것이다.이러한 트렌드를 생각하며 만든 곳이 '홈앤톤즈'다. 공간(Home)에 컬러(Tones)를 담는다는 뜻이다. 컬러커뮤니티 공간을 표방하며 2013년 12월 처음 문을 열었다. 소비자가 직접 프리미엄 페인트를 경험하고 고를 수 있는 곳이다.1층은 컬러를 보여주는 곳이다. 프리이엄 페인트 더클래시를 비롯한 다양한 'DIY(Do It Yourself)' 페인트와 도구, 소품 등을 갤러리처럼 꾸며 놓았다. 2층은 색을 체험하는 곳으로 페인트를 이용한 DIY 클래스 공간이 마련돼 있다. 셀프페인팅 아카데미는 소규모임에도 수강 인원이 한 해 약 1000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의 성별이나 연령이 갈수록 고른 분포를 보인다는 점이다.지난 3년간 홈앤톤즈 찾은 60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성별과 나이를 분석한 결과, 남성 고객이 해마다 늘고 있다. 2014년에는 18%에 불과했지만 2015년 28%, 지난해에는 29%로 증가했다. 다양성은 연령별 통계에서도 나타나서 30대, 40대, 50대 비율이 해가 갈수록 고르게 조정되고 있다. 스스로 페인트를 경험하고 선택하는 스마트한 소비자의 폭이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눈에 띄는 변화는 페인트가 쓰이는 공간에 맞는 선호도가 명확해 컬러의 뉘앙스까지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인트가 생활용품과 같은 소비재로 부각되는 시점이다.공간을 채우는 페인트의 기능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조사는 그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소비자 행동으로서 소비자가 선택하는 권리를 행사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오진수 삼화페인트공업 대표<ⓒ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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