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월호 참사, ICT로 막는다…KT 공공안전통합망 기술검증센터 가보니

안전+첨단…IoT구명재킷·드론 기지국국가 재난통신망 등 관련기술 테스트프랑스 등 해외서도 검증 문의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2014년 4월16일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인천에서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에서 침몰, 304명이 수장됐다. 대부분 선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희생됐고, 침몰하는 선체에서 빠져나오고도 끝내 구원의 손길을 붙잡지 못한 경우까지 있었다. 이때 가장 아쉬웠던 것이 재난 통신망이었다. 통신이 원활했다면 구조요청이나 구난활동이 그만큼 손쉬웠기 때문이다.22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KT의 공공안전통합망 기술검증센터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막을 기술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센터를 이끄는 김영식 네트워크연구기술지원단장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 공공안전망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겼다"면서 "특히 대형 재난 때는 총괄적인 지휘통제가 어렵다는 것을 몸으로 겪으면서 통합적 공공안전통신망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고 말했다.특히 이곳은 국가 재난통신망, 철도 통합무선망, 해상 안전통신망 등 3대 공공안전망 관련 기술을 모두 테스트할 수 있게 돼 있다. 재난안전망, 철도망, 해상망의 코어 시스템과 기지국, 단말기, 계측기 등 공공안전망 핵심 장비들이 실제 환경과 100% 동일하게 구축돼 있다. 해당 업체들은 무료로 자사 장비를 테스트 해볼 수 있다. 개소 2주 만에 삼성전자, 솔리드 등 10곳 이상의 장비ㆍ부품 업체가 기술 검증을 시행하고 있었다. 프랑스 등 해외서도 문의가 온다고 김 단장은 귀띔했다.그는 KT가 코오롱스포츠와 개발한 '사물인터넷(IoT) 안전 재킷'을 선보였다. 물에 빠지는 긴급 상황에서 수압감지센서가 작동해 자동으로 구명튜브가 팽창된다. 내부에는 IoT 모듈이 있어, 조난자의 위치정보와 심박수 등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재난 상황실로 전달한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해양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경, 어선들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통신 커버리지가 닿지 않는 해상에서도 긴급하게 소통하기 위한 기술도 있다. 육지에서 보통 50㎞까지 LTE 통신망이 도달하는데, KT가 개발한 초수평안테나배열시스템을 적용하면 해상 LTE 커버리지를 중계기 없이 최대 200㎞까지 넓힐 수 있다. 또 고립지역에 기지국을 탑재한 드론이 최대 초속 20m로 날아가 5㎞ 반경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도 가능하다.세월호 참사 때 경험했듯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전 부처가 나서서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소방, 경찰, 해경은 각기 다른 재난통신망을 쓰고 있다.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의 통신망도 현장에서는 활용된다. 한 기지국에서 최대 2만명까지 LTE로 통화할 수 있고, 단일한 지휘체계를 구현할 수 있는 통합적인 안전망이 필요한 이유다.또 재난통신망을 통해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데이터가 오고가는 만큼, 어느 한순간도 오류나 고장이 나서는 안 된다. 어느 부품, 장비보다 더 철저한 기술 검증이 필요하다. 김 단장은 "중소업체들이 재난통신망 관련 부품을 만들어도 자체적으로 이를 실제 상황에서 테스트해보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기술검증센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실제 재난통신망이 문제가 생겼을 때 실제와 똑같은 이곳에서 문제점을 찾고 곧바로 현장에 적용도 가능하다"고 전했다.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정부의 공공안전망 사업이 추진된다. 지난해 국민안전처가 진행한 '긴급신고전화 통합체계 구축' 등 5개 안전망 사업 중 4개를 KT가 수주했다. 국내 공공 안전망 사업 규모는 3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전 세계에서 공공 재난안전망 구축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면서, 관련 플랫폼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 단장은 "올해 나오는 공공안전망 사업을 모두 수주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우리나라 공공안전망을 글로벌 표준으로 추진, 전 세계에 관련 기술을 수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