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국무총리 부재 부담됐나'…黃권한대행 불출마 배경은?

대행체제 전가에 국정혼란 우려 분석

정치권에선 "출마하기엔 시기적으로 늦어" 반응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또 다시 전가할 수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이 출마를 선언할 경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과 국무총리 권한대행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데, 대통령과 국무총리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만들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황 권한대행은 15일 임시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고심 끝에 현재의 국가위기 대처와 안정적 국정관리를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대목이 대행체제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는 분석이다.경기를 올바르게 진행해야 할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비판 여론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야당 등 진보진영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에 뛰어드는 것은 심판이 경기 진행을 하지 않고 선수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경기진행이 어떻게 되겠냐"며 비판해왔다.황 권한대행이 불출마 이유로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관리를 위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황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가능성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결정한 직후부터 흘러나왔다. 황 권한대행이 당시 대국민담화에서 "위기는 하루 빨리 극복하고, 국정은 조속히 안정돼야 한다. 화합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관리는 이룰 수 없다"고 밝힌 부분이 의미심장했다는 분석이다.대선관리를 언급한 것 자체가 불출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견해였다. 또 15일 오전 3ㆍ15의거 기념사를 통해서는 "정부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반드시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더욱 엄정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정치권에서는 이미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를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자유한국당의 중진의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대선 출마를 염두에 뒀다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결정이 나오기 전에 선언을 했었어야 했다"면서 "헌재 결정 이후에는 자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대권 도전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대권에 도전하려면 모든 것을 걸고 베팅할 수 있는 배짱이 있어야 하는데, 황 권한대행에게 그런 용기는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불출마 선언에 따라 황 권한대행은 대선 기간 동안 선거 관리와 함께 국정 마무리에 전념할 방침이다. 박근혜 정부의 백서발간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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