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5월 조기 대선, 차기 정부 기대감 솔솔

-남재희 "고조된 기대감 충족할 과감한 개혁해야…기대상승의 혁명 우려"-박승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 한 단계 도약 시키는 계기"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단기적으로 정국이 요동칠 수 있지만 차기 대통령과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만만찮게 부상하고 있다.'기대상승의 혁명(revolution of rising expectation)'으로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얻게 되는 좌절감은 또 다시 사회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차기 정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 미국 트럼프-북한 사이 외교적 문제 등 현안들을 해결하지 못 하면 국민들의 실망감까지 이중으로 떠안아야 하는 위기에 놓인다.5월 조기 대선으로 탄생할 차기 정부는 한껏 고조된 국민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됐던 간에 상당히 어려운 자리"라며 "뭔가 과감한 개혁을 빠르게 추진해 국민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현재로선 어젠다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남 전 장관은 김영삼(YS) 대통령의 사례를 예로 들며 "군 정권 다음 집권한 YS 정부는 하나회를 해산시키고 전 대통령들을 구속시켰으며 금융실명제를 실시하는 등 대담한 일을 수행해 무난하게 정권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남 전 장관은 만약 국민들의 기대감이 차기 정부로부터 제대로 충족되지 않으면 기대상승의 혁명으로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4·19 혁명 이후 당시 국민적 기대감을 차기 정부에서 만족시키지 못 하자 5·16 군사정변으로 이어져 정국이 더 혼란스러웠다는 것이다. 남 전 장관은 "기대감이 너무 높으니까 바로 충족이 안 되면 그 불만이 폭발할 수도 있다"면서 "차기 정권은 상당히 통치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한반도 바깥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사드 배치를 놓고 한국과 중국의 마찰음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한반도의 긴장 문제가 가장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총재는 "한반도가 미국과 중국, 양 강대국의 군사적 대결의 장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속히 평화 체제로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재는 "한국은 국방·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 특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외교력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이 같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탄핵 인용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가 한층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총재는 "이번 탄핵 인용 과정이 우리나라의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계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많이 성숙해서 이러한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탄핵 인용 후 앞으로 두 달 안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때문에 국정공백은 최소화 될 것"으로 기대했다.탄핵이 인용된 만큼 탄핵에 반대했던 세력들도 소강 상태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김환석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면서 "반대의 움직임이 일부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잦아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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