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해킹' 문서 파문…삼성·애플 포함 전방위 노출

위키리크스, CIA 기밀문서 8700여건 입수해 공개…IT전자기기, 플랫폼, 메신저 광범위한 도감청

출처=위키리크스 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삼성·애플 등의 전자제품과 주요 플랫폼, 메신저를 해킹해 전방위적인 도·감청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CIA가 진화한 해킹 프로그램을 대량으로 개발, 불법적인 정보를 광범위하게 다뤄왔다며 이같은 해킹 방식이 구체적으로 담긴 CIA 사이버정보센터 기밀문서 8700여건을 입수해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CIA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IT기기와 가전제품을 도감청 통로로 활용했다. 삼성의 스마트TV와 애플 아이폰 및 아이패드,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 등이 CIA의 전방위 해킹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 스마트TV에는 악성코드 '우는 천사(Weeping Angel)'를 심어 도감청했다. 이 악성코드는 CIA가 영국 정보국(M15)과 공동개발한 것으로 TV가 켜져있을 때는 물론 '위장 전원꺼짐' 기술을 적용해 꺼져있을 때도 주변 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 또 스마트TV에 저장된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복구해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를 해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 스마트TV에 적용한 이 도감청 방식이 CIA의 진화한 해킹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램과 시그널, 왓츠앱 등의 메신저도 CIA의 불법정보 취득에 동원됐다. CIA는 메신저와 안드로이드 휴대전화의 경우 암호화 프로그램을 우회하거나 암호화 이전에 오디오와 메시지 트래픽을 가로채 수집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빼냈다. 이들은 컴퓨터 시스템이 장착된 자동차를 해킹하는 계획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벤 위즈너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국장은 "전 세계 수억명이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장치를 활용한 해킹이며 보안기관은 물론 전세계 해커와 정부기관에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나 정보기관이 IT장치의 취약점을 알면서도 이같은 해킹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CIA의 해킹 관련 정보가 구체적으로 담긴 이 문서가 조작되진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CIA를 통해 광범위한 사이버 첩보전을 벌여왔다는 의혹에 대해 백악관은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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