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박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 선임연구원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한중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결국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를 군사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 문제로 보고 있는 겁니다. 한국의 상황이 쉽지만은 않지만, 중국 역시 사드 제재로 타격을 입는다는 점을 잘 이용해 볼 수는 있습니다."존 박 하버드대학 공공정책대학원 선임연구원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코리아소사이어티 행사에서 '한-중관계'에 대해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골드만삭스 등 미국 금융권 출신의 대북제재 전문가인 박 연구원은 최근 베이징, 서울을 방문해 현재 상황에 대해 분석했다. 특히 최근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제재와 '왜 중국이 이번 상황에 대해 특히 강하게 반응하는지'에 집중했다. 그는 "결국 중국은 이번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재 한국은 조기대선이 치러질 수 있는 상황이라 정권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 정권교체가 되는 시점에 사드를 무기로 삼아 압박하기 경제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한다면, 바뀐 정부에서 시각을 달리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마치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로 교체되는 시기에 러시아가 압박하며 각종 이득을 얻어낸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이미 중국과 인접한 괌, 일본 등에 사드가 배치돼 있는데 왜 특히 한국의 사드배치에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중국은 이번 이슈를 '미끄러운 경사면(slippery slope·일단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렵고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행동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에마저 이 부분을 허락할 경우 긴밀하게 이어진 파워 게임에서 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사드배치 문제가 중국에게는 군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파워게임이 됐다는 얘기다. 박 연구원은 "중국은 이번 이슈를 하나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한국 입장에서 사드 문제를 다룰 방법에 대해서는 "사드 문제를 통해 경제 제재를 가할 경우 중국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과 한국의 경제 관계, 미국과 중국이 경제관계는 상호적인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제재를 가한다고 해서 한쪽만 타격을 입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만약 정권이 교체된 시점에서 한국이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어려운 문제"라며 "중국이 어떤 타격을 입는지에 대해 집중해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한편 존 박 연구원은 한중 관계에서 북한은 절대 제외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발사, 김정남 사망 등의 이슈에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한국과 미국, 북한의 반응이 이어지며 마치 연결된 고리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것.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수년간 이어진 것"이라며 변한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핵과 미사일 개발을 병행해 미국을 겨냥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갖겠다는 최종 목표 아래 정해진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목표가 확고하기 때문에 향후 미국, 중국, 북한, 남한, 그리고 러시아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 역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협상 테이블에 앉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다만 (그들의 목표인) 핵 보유에 대해 용납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전했다.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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