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만가득전
전라도에서는 ‘솔’, 충청도에서는 ‘졸’, 경상도는 ‘정구지’, 국어사전의 등록된 이름은 ‘부추’지역마다 다르게 불리지만 부추는 오랜시간 동안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양념같은 역할을 담당해왔다. 봄이 되면 달래, 냉이, 씀바귀에 밀려 그 대접이 소월해지지만 부추야 말로 봄을 대표하는 채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추는 여러 봄나물과는 달리 채소이지만 스테미너 음식으로 분류되어 ‘봄부추는 인삼이나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고, 경상도의 정구지는 부인들이 정지(부엌)옆에 심어 놓고 남들 모르게 남편을 먹일 만큼 최고의 스테미너식이라는 데서 기원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긴 겨울을 지나고 이른 봄에 깨어나 봄을 이끌어가는 부추는 1년에 열 번 이상도 수확이 가능한 생명력이 뛰어난 채소이다. 봄의 초벌부추는 겨울의 영양을 그대로 담아 뛰어난 보양식품으로 봄이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춘곤증과 무기력증을 이겨낼 온가족용 스테미너식이 된다. 부추는 ‘동의보감’에서 ‘김치로 만들어 늘 먹으면 좋다’고 했을 정도로 간 기능을 강화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되어 있다. 부추에는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황화아릴이 들어 있는데 비타민 B1과 함께 섭취하면 알리티아민이라는 피로회복 물질을 만든다. 삼겹살에 부추무침, 돼지국밥에 곁들인 부추, 곱창요리에 곁들인 부추는 절대 궁합을 이루는 요리가 된다. 좋은 음식은 여성, 남성을 가리지 않는 법이다. 부인들이 남편의 스테미너를 위해 부엌 옆에 부추를 심었다지만 부추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분이 있어 몸이 차가운 사람, 특히 여성에게도 좋다. 부추는 잡채, 나물, 전, 죽으로 활용되는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장어, 두부, 버섯등과 같이 볶으면 더 맛이 좋다. 특히 부추를 익혀 먹으면 위액 분비가 왕성해져 소화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으니 앞으로 추어탕이나 각종전골, 조개탕에 곁들여져 나오는 부추는 남김없이 넉넉히 넣어서 먹도록 하자. 글=요리연구가 이미경 (//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제공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