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총리 "오늘 일도 모르는데 내일 일을 어떻게 아는가","힘을 키운 뒤 입당할 것…불쏘시개 될 수 없어","바른정당 메신저役 정운천 의원과는 개인적 인연 없어","안철수·박지원, 언론플레이 했다" 섭섭함 표현도캠프 측 "입당이 다른 후보 위한 '컨벤션효과' 되면 안 돼","지금 떠도는 얘기들은 정치적 상상력의 산물",'제2의 반기문' 되지 않기 위해 고심,다음달 초쯤 유승민·안철수 의원과 경제토론회 열어[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동반성장을 앞세워 '대선출마'를 선언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가 바른정당 입당을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일부 언론은 이날 정 전 총리 측이 바른정당 입당을 타진 중이며,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이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바른정당 입당설(說)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어느 곳으로 갈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며 “어느 쪽으로도 아직 기울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택지에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비롯해 늘푸른한국당 등 중도·보수 진영의 정당들이 망라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범여권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 ‘스몰텐트’까지 모두 문이 열려있다는 뜻을 표명했다.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그는 ‘언제쯤 거취가 결정되느냐’는 질문에 “하루 앞도 모르고 산다. 그런데 내일 일은 더 모른다”며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이어 바른정당 입당과 관련해선 “너무 곤란한 질문”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바른정당 접촉설의 빌미가 된 정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선 “개인적 인연은 없고 예전 내 출판기념회에 왔었던 게 전부”라며 선을 그었다. 정 의원은 지난달 19일 정 전 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출판기념회를 찾아 축사를 통해 정 전 총리 영입 의지를 내비쳤다. 이후 정 의원이 메신저 역할을 하면서 정 전 총리의 바른정당행을 위해 총대를 멨다는 언론보도가 줄을 이었다. 다만 정 전 총리는 국민의당의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대표에 대해선 섭섭함을 토로했다. ‘안 전 대표와 완전히 갈라섰느냐’는 질문에 “(애초부터) 안 전 대표와는 (돈독한) 관계가 없었고, (그쪽에서) 먼저 만나자는 얘기가 나와 이번에 만나려고 했으나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이를 언론에 흘렸다”고 말했다. 또 “예전 박 대표도 (먼저) 만나자고 해놓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는 등 그런 식으로 ‘플레이’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 전 총리의 대선캠프 관계자는 “박 대표가 정 전 총리와 수차례 만났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안 전 대표 측은 정 전 총리와 지난 20일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당일 오전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가 아닌 캠프 측 인사가 통보를 해온 데 대해 정 전 총리 측은 당황스러워했다고 한다. 아울러 안 전 대표와의 만남이 무산된 당일 박 대표가 ‘개문발차’를 언급하며 정 전 총리 측을 자극하자 국민의당 입당 무산과 바른정당행에 관한 추측이 커졌다고 캠프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정 전 총리의 바른정당행은 아직 상상의 산물일 뿐”이라며 "약속했다가 연기될 수도 있지만 박 대표 측의 (정치적) 노련함에는 놀랐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모두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니 (정 전 총리 입당을 통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시너지효과나 컨벤션효과를 노리는듯 하다"며 경계했다. 하지만 정 전 총리 측은 이르면 다음달 초쯤 안 전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과 함께 공개 경제토론회를 열기로 한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국회 정론관을 찾아 경제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던 정 전 총리 측은 안 전 대표와 유 의원 측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정 전 총리는 이날 충남 천안시 충청창의인성교육원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어느 정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 탄핵 결정을 전후해 어느 정당이든 입당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미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늘푸른한국당 등 여러 정당에서 접근해 오고 있다"며 "지금 입당하면 불쏘시개 역할 밖에 못하는 만큼 우선 힘을 키우고 탄핵 인용 또는 기각이 결정될 즈음에 정당에 입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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