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세력 몰아내고 대한민국 살려내야"-'국민저항본부' 발족… "법 허용하는 범위 내 완전히 다른 방식을 선택할 수도"
▲18일 서울시청앞 대한문 앞 태극기 집회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각종 깃발을 흔들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김민영 기자] "대통령이 여자라고 이렇게 막 하는 것 아니냐. 탄핵을 정해놓고 재판을 하는 민주주의가 세상에 어디 있나. 죽을 각오로 집회에 나왔다." 18일 서울시청 앞 대한문에서 박사모 등 탄핵 반대 단체 주최로 열린 제13차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강경종(경기도 안산·67)씨의 말이다. 이날 집회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구속과 헌재 최종 변론일 확정으로 탄핵 인용의 불안감이 고조된 탓에 한층 격앙된 분위기로 진행됐다.
▲18일 서울시청앞 대한문
서초구에서 온 이모(여·70)씨는 "빨갱이들로부터 우리나라를, 대통령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 매주 나오지만 전혀 힘이 들지 않다"고 말했다. 이씨의 고교 동창이라는 김모씨도 "삼성 때문에 먹고 사는 사람이 얼마인데 이 부회장을 구속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은 "오늘은 촛불과 전쟁하는 날"이라며 외치고 다니기도 했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증거조작, 특검해체, 탄핵기각'이란 구호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이날도 '내란선동' 혐의를 받는 계엄령 촉구 주장도 계속됐다.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령이 답이다. 선동언론 해체하라. 종북세력 북한으로'라는 피켓이 눈에 띄었다. '가짜 뉴스'를 담은 신문과 박 대통령 관련 책들이 판매되고 있었다.이날 집회에선 '국민저항본부'를 발족한다는 선언문도 이어졌다. 정광용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대변인이 낭독한 선언문에서 참가단체들은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죽으면 살리라'는 사즉생의 각오로 선포하노니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 보장한 '국민저항권'을 발동할 것을 선포하고 국민저항본부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는 그동안 평화적인 방법을 고수해왔지만 경시되고 무시되는 분위기를 용서할 수 없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음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역사를 가볍게 보지 말라"며 "우리를 모두 죽이지 않고서는 너희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른바 '고영태 녹취록'을 근거로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무대에 올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본질은 고영태 국정농단"이라며 "야당과 연계해서 대한민국을 말아 먹으려는 정권 소매치기, 정권 사기단"이라고 강조했다.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는 심지어 김정은 배후설까지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고영태, 손석희, 대한민국 검찰과 국회를 장악한 사람들이 그 윗선에 있을 것"이라며 "김정남을 살해한 김정은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8일 서울시청 앞 대한문
30~40대 연령층들도 눈에 띄었다. 이춘희(여·48)씨는 "처음엔 우리나라 지도부들에 대한 불신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흘러가는 방향이 이상한 쪽으로 가는 것 같아 집회로 나오게 됐다"면서 "내가 6·25 전쟁을 겪지는 않았지만 반공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무너지는 것이고 지금 여기 계신 어르신들이 대한민국을 목숨을 걸고 지키셨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의 한 교회에서 목사님과 함께 왔다는 김모(여·21)씨는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촛불집회에 반대한다"며 "대통령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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