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 “최순실이 보여준 청와대·문체부 문서 보고 존재 확신”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문제원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가 주변 인물들에게 본인의 신분은 물론 실명을 알리는 것 자체도 극도로 꺼렸던 것으로 나타났다.9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12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은 “최씨는 단 한번도 본인의 이름을 얘기한 경우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박 과장은 “너무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찾았고, 몇 주 만에 정윤회(최씨의 전 남편)씨와 같이 찍힌 사진을 보고 그 때 알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그렇게 알고 나서 저한테 보여주는 서류가 청와대나 문체부, 공공기관에서 나온 것이어서 문서를 보고 존재를 확신했다”고 증언했다. 박 과장은 최씨가 준 자료에는 “대통령 순방 내용도 있고, 문체부 예산안을 보여주고 참고하라고 했다”고도 했다.대통령 대리인단이 “신분 노출을 걱정한 사람이 왜 청와대 등의 기밀서류를 줬냐”고 묻자 박 과장은 “(기밀문건을 토대로) 기획안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박 과장의 증언에 따르면 최씨는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렸고, 자신 소유의 회사 더블루케이의 존재에 대해서도 숨기려 했다. 박 과장은 “최씨는 운전기사가 있었지만 더블루케이에 올 때는 운전기사를 대동하지 않고 직접 운전해서 혼자 왔다”며 “더블루케이 위치를 운전기사에게도 알리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박 과장은 최씨가 ‘엮였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고영태나 노승일은 나한테 감정이 좋은 분들이 아니고 저도 개인적으로 화가 나는 게 있는 상태”라며 “그런 사람들과 모의해서 증언하고 있다는 (최씨의)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달 헌재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걔네들(고영태, 노승일, 박헌영 등)이 사익 추구를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본인은 엮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과장은 롯데그룹이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자금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에 지급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최씨의 주장도 거짓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롯데에서 70억원이 들어왔다고) 보고했고, 어느 계열사에서 얼마나 들어오기로 했다고 보고 드렸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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