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1,052인은 블랙리스트 부역자에 대한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김세영 기자]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영화인 1052인은 블랙리스트 사태와 관련한 부역자들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가칭)블랙리스트 대응 영화인 행동(준)’은 7일 오전 서울아트시네마 3층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역자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영화인 1052인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이날 회견에선 임시공동대표 고영재(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안영진(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등 영화 각계 참여자들의 발언 및 경과보고와 선언문 낭독이 이어졌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역자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영화인 1052인 선언’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와 그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2017년 1월 12일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부비서관이 구속되었으며, 이미 2016년 11월 22일 구속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2016년 11월 27일 구속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까지 문하예술을 총괄 관리하는 청와대-문화체육관광부-산하기관의 연결고리가 만천하에 밝혀졌다. 이제 특검의 수사는 조윤선 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절 하에서 이루어졌던 시나리오 사전검열, 편집본의 검열, 제작, 배급과 상영의 통제가 수십 년이 지난 21세기 현 시점에까지 이루어졌다는 것에 영화인들은 경악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특히 세월호의 진상규명 촉구 시국선언자, 그리고 박근혜 정권이 정적이라 생각했던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 대한 지지선언 명단이 가장 최근에 작성된 블랙리스트의 근간을 이루고 있고, 1000명이 넘는 영화인이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어디 영화뿐인가? 소위 말하는 극우보수단체의 좌파리스트와 과거의 모든 행적(이른바 적군리스트)까지 더해져 공연예술, 연극, 문학, 출판, 영화, 미술, 사진 등의 모든 문화예술분야 종사자들이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있으니, ‘이게 나라인가?’ 라는 자조와 탄식만이 나올 뿐이다. 우리 영화인들은 2016년 12월 12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서병수 부산시장 등을 블랙리스트 공작과 연관하여 특검에 고발했고, 12월 23일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박환문 사무국장을 비위혐의로 부산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그로 인해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연결고리에 대한 수사가 큰 진척을 보여, 앞서 열거했던 인사들에 대한 구속수사 및 소환조사가 이루어졌다. 반면, 여전히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의 경우 압수수색 및 소환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내부 고발과 언론에 따르면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지원예산이 14억에서 8억으로 삭감된 이유는 청와대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서 ‘내사’로 언급되었던 ‘다이빙벨’의 배급사인 ‘시네마달’은 그 이후 모든 지원사업에서 배제되었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는 멀티플렉스를 비롯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직영영화관에서도 상영 배제된 바 있다. 또한 ‘다이빙벨’을 상영한 극장을 탄압하기 위하여 영화진흥위원회는 예술영화관 지원사업을 편법 변경한 바 있으며, 아울러 심사위원의 비공개전환, 회의록의 축소 등을 통해 정권의 지시에 충실한 충견조직으로 탈바꿈하였다. 이뿐인가?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은 영화를 제작한 영화제작사, 투자배급사, 심지어 대기업에 대한 탄압까지 자행했으니, 이는 모든 영화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명백하지 않은가?무엇보다 우리 영화인들을 분노케 하는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부당한 지시를 충실히 이행한 영화진흥위원회의 김세훈위원장이 버젓이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2017년 2월 9일부터 진행되는 제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밤’을 호스트자격으로 개최하는 것을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검소환과 구속수사를 받아도 모자랄 인사가 한국영화의 얼굴 역할을 하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 또한 명백한 청와대의 지시에 의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권차원의 특별감사를 통해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솎아내기 위한 작업을 진두지휘한 서병수 부산시장 역시 단순한 사과를 넘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할 대상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이에 우리 영화인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하나.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한 블랙리스트를 배제시키기 위해 영화진흥사업을 편법으로 운영한 문화부역자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하나. 청와대의 지시에 의해 부산 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정치적으로 탄압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즉각 사퇴하라!하나. 특검은 영화진흥위원회와 부산시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김세훈 위원장과 서병수시장을 즉각 소환하여 구속 수사하라!하나. 부역자 김세훈 위원장이 주최하는 제 67회 베를린 영화제 ‘한국영화의 밤’은 인정할 수 없다. 행사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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