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수출, 환율에 발목잡히나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이번에는 환율이다. 오랜 부진을 끊고 3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하고 있는 우리 수출이 트럼프발(發) 환율전쟁이라는 파도를 맞이했다. 당분간 달러화 약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커지며 향후 우리 수출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원ㆍ달러 환율은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11.3원 떨어진 1146.8원에 마감했다. 115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약 3달만으로, 미 대선이 있었던 작년 11월8일(1135.0원, 종가기준) 이후 최저가다. 3일은 원화강세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보합권에 머물러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전인 113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산업보호를 강조하며 대미 무역 흑자국들을 상대로 사실상의 환율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고 약달러 기조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4월중 예상되는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가 커다란 정점으로 부상할 여지가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1.2% 늘어난 403억달러로 3개월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4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세다. 하지만 원화강세는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수출 악재로 여겨진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한국 제조업 내 상장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0.05%포인트상승하고 고용에도 정(+)의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 내려가면 반대로 설명할 수 있다. 앞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완성차 5개사의 매출이 4200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G2 간 환율전쟁의 여파로 위안화 가치가 오를 때 한국이 입을 간접피해도 우려된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원화와 위안화의 가치가 달러화 대비 각각 10% 절상되고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낮아지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0.4∼0.6%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달러 약세로 인한 원ㆍ달러 환율하락이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 일뿐, 중장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될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올해 (수출전망이) 1분기까지는 긍정적이지만 그 이후에는 통상 환경과 관련된 변수들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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