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후보 '부동산 보유세' 제각각 해법
이재명 성남시장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부동산 보유세의 손질은 선거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정책 공약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속도를 냄에 따라 대통령 선거를 향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이번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아직 구체적 방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주요 후보들은 부동산 자산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해 보유세를 중심으로 한 세제 개편을 한 목소리로 주장하며 부동산 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결국 부자들의 세금을 거둬 보편적 복지에 이용하겠다는 뜻이다. 23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동산 보유세 정책이 가장 파격적이다. 국토보유세의 신설을 통해 연간 15조원 정도를 더 거둬들인 후 이를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똑같이 나눠주겠다는 게 이 시장의 구상이다. 부동산 보유세는 부동산을 보유하는 데 따른 세금인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말한다. 재산세는 주택 공시가격에 따라 0.1~0.4%의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종부세는 9억원이 넘는 1주택 소유자나 5억원이 넘는 토지 소유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 시장은 "전체 토지자산 가격이 6500조원 정도인데, 보유세는 종합부동산세 연간 2조원, 재산세 5조원 정도로 너무 적다"면서 "이것을 15조원 정도 더 거둬들일 수 있도록 국토보유세를 만든 후 이 재원을 기본소득 목적세 형태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대선 출마를 발표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라는 책을 내면서 "부동산 거래세 중심에서 보유세 중심으로 개편할 것"을 주장했다. 같은 날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당론으로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 2배'를 발표한 상태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현재 부동산 보유세는 국제기준보다 낮다. 그것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1.09%이고, 한국의 경우는 0.79% 수준에 그쳤다. 참여정부에서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보유세 강화를 추진했던 전적으로 미뤄본다면 문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도 '보유세 인상'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대선 후보자들이 이처럼 양극화 해소 카드를 위해 보유세 인상안을 꺼내들었지만 부동산 시장에선 찬반 논쟁이 뜨겁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 국책사업팀 부장은 "집을 보유해서 내는 세금보다 불로소득이나 임대소득이 훨씬 큰 상황이 결국 자산 불평등, 부동산 양극화의 문제로 이어진다. 전월세 문제, 청년 주거난 등의 문제도 큰 틀에서는 보유세가 낮은 데 따른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보유세가 국제기준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그만큼 양도세가 높은 편"이라며 "세제 문제는 한 부분만이 아니라 균형있게 봐야 국민이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늘어난 세금만큼 임차인들에게 월세 전가 가능성도 있는 등 부작용이나 문제점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