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삼성 '산 넘어 산'] 이 부회장 전면 안 나설 듯…'과도기적 현상유지'(종합)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 삼성그룹이 사장단을 중심으로 한 경영 정상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만큼 그룹 관련 이슈보다는 사업부별 현안에 주력하는 이른바 '과도기적 현상유지'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20일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정말 다행이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며 "그동안 소명한 입장 그대로 진실 해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며, 특검이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미미하지만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특검이 이 부회장과 함께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그룹 수뇌부를 불구속 상태에서 일괄 기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전문경영인 체제의 사장단 중심 경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주요한 사안들이 그룹 수뇌부들에게 보고돼 승인은 받겠지만, 대규모 투자나 M&A(인수합병)는 당분간 단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사장단을 중심으로 경영한다는 사실에 대해 재계는 곧 '현상 유지'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 CEO들은 매년 경영활동 평가를 통해 사장직 유지가 결정되며 성과급과 특별상여금도 평가에 따라 좌우된다. 사장직 자체가 실적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위험부담이 따르는 공격적인 경영을 실행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큰 사고 없이 현재 내고 있는 실적을 조금씩 키워나가는 정도로만 계열사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수동적ㆍ방어적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임직원들이 동요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예단하기 어려운 것은 미래전략실 해체 유무와 방법론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6일 국회 청문회에서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전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약속했다. 실체없는 조직, 오너 일가를 위한 것으로 평가받는 조직을 해체하고 삼성그룹의 쇄신을 단행하겠다는 것.  미래전략실 해체를 단행하려면 사장단 인사는 좀 더 빨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미래전략실 각 팀장들은 사장급 인사인 경우가 많은 만큼, 미전실 해체는 곧 각 계열사로 사장들을 배치하는 사장단 인사가 될 수 있어서다.  삼성이 쇄신 작업을 발표하는 시점은 특검의 사법처리 대상 선별이 끝나는 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2008년 삼성 비자금 수사 당시에도 조준웅 특별검사팀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4월 17일) 후 닷새 만에 이건희 회장 퇴진, 전략기획실(현 미래전략실) 해체 등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긴장감이 감도는 삼성 서초사옥 [사진=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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