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라졌던 강달러 시대 귀환을 의미했다. 지난해 중반까지 줄곧 내리막이었던 달러 가치는 하반기 들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힘을 받으며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고 트럼프의 깜짝 당선은 이런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DXY)는 작년 11월 미 대선 직후 단숨에 100을 돌파하며 지난해 말 14년만에 최고치에 올라섰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뜀박질은 미국의 긴축과 맞물리며 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흥국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수년간 각광받아온 채권 시장에서 팔자세가 확산됐다. 반면 위험자산인 주식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중이다. 하지만 빠른 강달러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가능한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달 의사록이 4일(현지시간) 공개되면서 달러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FOMC 위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을 우려했고 강달러를 경계하는 발언도 나왔다. 여기에 6일 발표되는 미국의 작년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 대한 불안감과 중국 정부의 위안화 단속까지 더해지며 달러 지수는 3주사이 최저치로 내려갔다.이날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6.8668로 0.92% 절상해 고시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이처럼 큰 폭으로 절상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 당국이 자본유출과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내놓는 가운데 시중에서 위안화 유동성이 메마르면서 환율이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홍콩에서는 하루짜리 은행 간 위안화 대출 금리(Hibor·하이보)는 이날 사상 최고치로 올라섰다. 달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기업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달러가 추세적 약세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재정정책의 효과와 2, 3차 금리인상의 충격,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달러는 올 한해에 롤러코스터를 탈 가능성이 있다. 우리 기업들 역시 달러와 엔, 위안화 향방을 예의주시하며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책들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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