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업무보고]경제부처 정책방향 ''E.A.R.N'

효율성·집중도·대출억제·육성책 등 방향을 바람직..실행력이 관건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정부 경제부처들이 올해 업무계획으로 제시한 내용을 요약하면 'E.A.R.N'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금집행과 규제의 효율성(Efficiency)을 높이고 집중도(Attention)를 강화하면서 가계대출을 억제(Repress)하는 한편 미래 신산업을 적극 육성(Nurture)하겠다는 것이다.정부의 경제정책 집행에서의 효율성 강화원칙은 모든 경제부처 업무보고 곳곳에서 뼈대를 이루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가 IoT 전용망인 로라 네트워크를 이용한 기상정보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12대 신산업에 17조원을 쏟아 붓겠다고 하면서도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조했다. 이른바 원샷법(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대상기업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위원회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장점만 따온 프리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 plan)을 도입할 방침이다. 눈먼 돈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국고보조금을 하나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을 도입해 1조원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방침도 일맥상통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그 동안 집착해 오던 전속고발권의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의미 있는 행보다.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모적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집중도 역시 높였다. 17조원이 투입되는 12대 신산업은 자율자동차와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우리나라가 선도자 입장에 서지 못한 대표산업들이다.또 취약기업이 원활하게 자산을 매각할 수 있도록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자산매입 후 재임대 프로그램' 규모를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린 것과 구조조정채권의 매각 가격에 대한 이견을 조정하는 제3의 독립적인 평가기관을 운영키로 한 것도 구조조정 집중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금융위는 가계대출을 억누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아직은 생소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개념을 도입해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DSR는 갚아야 할 돈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진다는 점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와 비슷하지만 DSR은 갚아야 할 다른 부채의 이자 외에 원금을 전부 더해 대출규모를 축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일시적 소득만 있거나 소득 변동성이 높은 경우 일정 수준 대출한도를 낮추는 것도 적용할 계획이어서 향후 가계대출 문턱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정부의 신산업 육성책은 기존 4차 혁명 유관산업에서 밑그림을 그리는데 그치지 않고 실행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CES 2017'을 맞아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2대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주변 도심 구간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아이오닉 자율주행차가 자율주행의 최대 난코스로 꼽히는 도심 야간 자율주행을 하고 있다.

올 12월에는 판교창조경제밸리에서 12인승 무인주행 셔틀버스가 편도 2.5km구간을 운행한다. 조수석 등에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완전한 의미의 무인 자율차 운행은 이번이 국내 최초다.또 내년 2월 9일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 평창올림픽 주 경기장 근처까지 200여km를 무인 자율 주행차 5~6대가 행진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같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12대 신산업에 민관합동으로 17조원이 투입되는 것을 비롯해 금융권에서도 1조원 규모의 4차 산업혁명 선도펀드(가칭)를 운영하고 관련 인력도 2021년까지 3만명 육성키로 했다.재계 관계자는 "올해 정부의 정책에 굉장히 파격적인 내용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정책 집행의 효율성이나 위기관리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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