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새해 노동시장 전망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일자리 한파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내년 실업률은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졸업시기인 2~3월의 청년 고용상황은 외환위기 후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31일 정부에 따르면 내년 취업자 수 증가폭은 26만명에 그쳐 2009년(-7만1000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29만명)에 이어 2년 연속 30만명대 아래다. 2014년 53만3000명에서 불과 몇년만에 반토막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은 66.5%, 실업률은 3.9%로 전망됐다. 각각 올해보다 0.5%포인트, 0.1%포인트 높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정부에 앞서 발표한 내년 고용 전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업률을 3.9%, 실업자 규모를 107만2000명으로 추산했다. 올해 추산치(3.7%) 대비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 규모도 6만명가량 많다. 상반기 실업률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4.2%까지 치솟은 후 하반기에 3.6%로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방하남 노동연구원장은 "연간 3.9%는 경제위기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이라며 "상반기까지 조선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구조조정 이슈가 지속되고 경기둔화 양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정부 전망보다는 높은 28만4000명으로 예상했다.이는 대내외 경제여건의 악화로 최근 5년 내 성장목표 자체가 2% 중반이 될 만큼 경제상황이 쉽지 않은데다, 정년 60세제도, 제조업 구조조정 본격화, 청탁금지법 여파 등이 겹치며 신규채용이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국혼란과 대통령 선거 등 불확실성도 크다.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내년도 고용상황은 고용위기가 우려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특히 청년 고용의 경우 내년 2~3월 졸업 시기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 들어 11월까지 평균 청년실업률(15~29세 기준)은 9.9%를 기록했다. 특히 20대 취업자는 전년동기 대비 1만6000명 감소했다.그는 "일자리의 88%가 중소기업 일자리인데, 300인 미만 사업장에 정년 60세가 적용된다"며 "경제나 소비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간에 보통 3~4개월 시차가 있는데, 청탁금지법의 여파도 내년 2~3월에 본격적으로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대기업을 비롯한 300인 이상 사업체의 1분기 채용계획은 9%가량 축소됐다.고용부가 최근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인력충원, 부족현황, 채용계획 등을 조사한 결과,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300인 이상 사업체의 채용계획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8.8% 줄어든 3만명에 그쳤다. 300인 미만 사업장을 포함한 전체 채용계획 인원은 3.0% 늘어난 30만4000명으로 파악됐지만,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근로여건이 좋지 않아 미충원율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17조1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고용ㆍ투자 등 세제지원 대상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상태다.어려운 고용여건을 보완하기 위해 국가ㆍ지방자치단체 정원 1만명을 신규 증원하고, 공공부문에서는 6만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공공기관ㆍ공기업 청년의무고용제도의 일몰은 2018년 말까지 연장한다.또 청년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현행 1인당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확대한다. 청년 구직자들의 진로상담과 훈련, 구직활동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취업성공패키지 규모는 16만명으로 늘린다. 교통ㆍ숙박비 등 구직활동과 관련한 실비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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