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을 비롯한 경제부처 장관들이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7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새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대외 변수들도 수두룩하다. 특히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트럼프노믹스(Trumpnomics),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중국 경제 불안, 유가 움직임 등 불확실성이 높아 세계 경제의 향방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우리 경제에 거대한 쓰나미가 덮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2017년 신년사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연초 북핵위기와 중국발 금융불안을 시작으로 브렉시트, 미 대선, 최근의 정국불안 등 나라 안팎에서 예상치 못한 큰 변화가 많았다"면서 "2017년에도 '대한민국 경제호'가 순항하기에는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신정부의 정책전환, 신흥국 불안우려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美금리인상 속도에 주목=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불확실성 가운데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볼 만한 것이 없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와 폭이다. 금리인상이 급격하게 이뤄질 경우에 우리 경제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준은 12월 금리를 올리면서 새해에는 3회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지속된 완화적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글로벌 유동성을 축소시키는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금리상승, 달러강세로 달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경기·금융의 긴축요인으로 작용하는 한편 시중금리 상승,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 하락, 외국인투자자금 유출 등이 불가피하다. 국가간 자본이동도 예상된다. 글로벌 자금은 내외금리차 축소, 취약국 펀더멘털 우려 등으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이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많다.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유로화·엔화 약세로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 수출개선 효과 등 선진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국제금융센터는 일본이 달러강세의 긍정적 영향이 가장 큰 국가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흥국의 경우 자본유출, 통화가치 하락, 달러표시 부채부담 증가 등 금융불안 가능성이 큰 국가일수록 통화정책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절하의 수출진작 효과는 보호무역주의로 상쇄되는 반면 세계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외채상환과 자본유출 압력을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기재부는 "우리나라는 양호한 대외건전성으로 신흥취약국의 불안이 전이될 가능성이 낮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을 감안할 때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된 변수임에도 그 속도와 폭이 급격할 경우 부정적 영향도 함께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노믹스, 통상전쟁 불러올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미국우선주의'에 바탕을 두고 내수 부양과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양대축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내수부양 정책은 미국 경제에는 긍정적이지만 보호무역주의 등은 중장기적으로 미국·세계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프라 지출 확대, 감세정책 등을 통해 3~4%의 성장을 이루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가 제시되자 미국 증시시장에서 주가가 오르고 달러강세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 세계 경제에도 긍정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 재정정책 등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내년과 2018년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추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경우 세계 교역량이 위축되며 성장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또는 수입규제 강화로 인한 피해를 볼 수 있다.미국이 중국이나 멕시코와 통상마찰을 겪을 경우 우리나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이나 멕시코 등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무역연구원에 따르면 대중(對中) 수출 가운데 중간재를 가공해 제3국에 수출하는 가공수출의 비중이 51.9%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10% 감소할 때 우리나라 수출은 0.36% 줄어드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하고 있다. 1980년대 미국과 일본의 통상마찰이 심화됐을 때, 우리나라도 수입규제·시장개방 압력 등 미국의 통상제제를 받았다. 이에 따라 TV·철강·자동차 등 주력상품의 경우 통상압력으로 인해 수출이 줄어들고 수입이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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