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최근 트위터에서 암울했던 경제가 자신이 당선됐기 때문에 살아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따지고 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실업률, 증시 등 경제지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1980년대 이후 현재와 같이 미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때 취임한 미국 대통령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1989년) 뿐이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만큼 현재의 미국 경제상황이 트럼프에 우호적이란 얘기다. 앞서 로널드 레이건(1981년), 빌 클린턴(1993년), 조지 W 부시(2001년) 전 대통령들의 취임 당시 미국의 성장률은 1~2%에 불과했다. 2009년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위기 직후 미국의 혹독한 마이너스 성장 시기에 대통령이 됐다. 반면 미국 상무부가 지난주 발표한 3분기 성장률은 연율 기준 3.5%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당시 8%대였던 미국의 실업률은 최근 9년만에 최저치인 4.6%까지 내려갔다. 오바마 행정부 8년동안 금융위기를 잘 극복하고 뚜렷한 경기회복세에 들어간 미국 경제의 바통을 트럼프 당선인이 물려받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내가 당선된 덕분에 미국인들의 연말 소비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고 큰소리 쳤다. 하지만 CNBC 방송은 딜로이트 대학의 지난 9월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당선 전부터 이미 미국인들의 소비가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가 살려놓은 경기회복의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해야 함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미국인들의 소득불균형은 사상 최악이다. 프랑스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 등 미국·유럽 경제학 교수들이 만든 '세계 상위 소득 자료(WTID)'에 따르면 미국에서 상위 1% 부유층이 총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80년대 10%에서 최근 20%를 넘어섰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이미 역대 최대치인 19조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회복을 근거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달러가 함께 뛰고 있는 상황도 트럼프 정부에는 부담이 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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