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미국이 15일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한국 경제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유임여부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자마자 충격이 덮쳤다.정부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상징후가 나타나지 않도록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장 해외 자본유출 압력이 커졌고, 신흥국 경기에 충격을 줄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수출의 회복도 지연될 수 있어 불확실성은 커졌다.1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49차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금리 인상 영향에 대해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할 예정이다. 마침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결정에 나서는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미국이 1년 만에 금리를 인상하면서 저금리 구간에 한국과 신흥국에 유입됐던 미국 등 선진국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미국 1년 국채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상승하면 한국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3개월 후 3조원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12월 미국 1차 금리 인상 당시 3개월간 6조3340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이러한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13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 원리금 상환액이 늘어나 가계의 씀씀이를 줄이게 되고 이는 다시 산업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가계소득이 5% 하락하고 금리가 1.0%포인트 상승하면, 가계의 평균 원리금 상환액은 지난해 기준 1140만원에서 14%가 늘어난 1300만원을 기록할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추정했다.특히 수출 시장에 파급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늘어나고 신흥국 경기가 연속적으로 침체될 수 있어 수출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그러나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예견된 만큼 급격한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정부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이미 국내 금융시장 등에 선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내년 이후 몇 번이나 더 금리를 올릴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이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오르고 내릴 것인지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표인 '점도표'를 통해 내년 1년간 3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임을 시사했다.결국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맞춰 정부와 금융당국의 시의적절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KDI는 최근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7%에서 2.4%로 내리면서 거시경제 정책은 기존의 '재정확대+완화적 통화정책' 조합을 계속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정부 관계자는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미국이 가파르게 금리를 올릴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면서도 "구조적 취약부문과 가계부채 및 한계기업 등의 문제 대응 능력을 보강하는 등 차분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