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우즈와 난타전 '황제의 전쟁은 진행형', 스피스와 존슨 가세 '춘추전국시대'
로리 매킬로이가 'PO 2승'을 쓸어 담아 페덱스컵 챔프에 등극하면서 2017년 본격적인 '골프황제의 전쟁'을 예고했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매킬로이→ 우즈→ 매킬로이→스피스→ 매킬로이."최근 5년간 '골프황제의 전쟁'을 요약했다. 단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주인공이다. 2012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승으로 '매킬로이 천하'를 열었지만 2013년 타이거 우즈(미국)의 부활에 주춤했고, 2014년 3승을 일궈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지난해는 조던 스피스(미국)의 그늘에 가렸다. 올해는 다시 '플레이오프(PO) 2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유독 '짝수 해'에 강하다는 게 재미있다. ▲ "우즈 지고, 매킬로이 뜨고"= 2009년 11월 우즈의 '섹스스캔들'이 출발점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자택 근처에서 지금은 이혼한 아내 엘린 노르데그렌과 부부싸움 끝에 교통사고를 내면서 각종 스캔들이 확산됐고, 급기야 무기한 휴업을 선언했다. 2010년 4월 마스터스에서 복귀했지만 5월 퀘일할로 '컷 오프', 더플레이어스 기권 등 속절없이 무너졌다. 매킬로이는 그 사이 2010년 5월 퀘일할로챔피언십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신고한데 이어 2011년 6월 두번째 메이저 US오픈을 제패해 '차세대 골프황제'로 떠올랐다. 2012년 3월 혼다클래식에 이어 8월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승째를 더한 뒤 도이체방크와 BMW챔피언십에서 'PO 2연승'을 쓸어 담은 게 하이라이트다. 마침내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다.▲ 연애의 힘 "긍정과 부정 사이"= 매킬로이가 이듬해인 2013년 우승은커녕 '톱 10' 진입 5차례에 그칠 정도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는 게 오히려 의외다.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의 장거리 연애가 문제가 됐고, 나이키와 10년간 최대 2억5000만 달러(2933억원)라는 매머드급 스폰서계약을 맺었지만 새 골프채에 대한 부적응이 심각했다. 세계랭킹 6위로 밀렸다. 우즈는 반면 2012년 3승에 이어 2013년 5승으로 곧바로 '황위'를 되찾았다. '연애의 힘'이 동력이 됐다는 게 아이러니다. 바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키 여자 활강 금메달리스트 린지 본(미국)과의 열애다. 본은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우즈의 경기에 동행해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고, 투어챔피언십에서는 우즈의 전처 엘린의 아들 찰리 액셀를 데리고 나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타이거 우즈가 16개월 복귀전 히어로월드챌린지에서 연착륙에 성공해 벌써부터 2017시즌이 기대되고 있다.
▲ "우즈와 매킬로이의 반비례"= 우즈에게는 그러나 부상이라는 악재가 나타났다. 2014년 3월 허리수술 이후 장기간 재활에 공을 들였지만 7월 퀴큰론스에서 '컷 오프'를 당해 우려가 커졌다. 더 큰 문제는 무릎과 손목, 양쪽 아킬레스건, 목, 허리 등 갈수록 부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대목이다. 지난해는 본과 결별하면서 '실연후유증'을 더해 멘털 마저 흔들렸다. 매킬로이의 성적은 우즈와 반비례했다. 2014년 5월 유럽의 메이저 BMW PGA챔피언 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것도 보즈니아키와의 파혼 직후다. 7월 디오픈에서는 잭 니클라우스와 우즈에 이어 25세 이하의 나이에 메이저 3승을 수확한 세번째 선수의 반열에 올랐고, 브리지스톤과 PGA챔피언십을 차례로 정복해 '메이저 2연승'이자 '빅 매치 3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 스피스의 등장 "내가 포스트 타이거"= 매킬로이는 지난해 5월 캐딜락매치플레이와 웰스파고에서 연거푸 우승컵을 품에 안아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7월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왼쪽 발목 인대를 다치는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8월 PGA챔피언십에서 가까스로 복귀했지만 'PO'에서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등 아쉬운 한 해를 마무리했다. 우즈가 여전히 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스피스라는 특급루키가 '포스트 타이거'의 역할을 맡았다. 4월 마스터스와 6월 US오픈에서 '메이저 2연승'을 작성하는 등 시즌 내내 투어를 지배하다가 'PO 4차전' 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페덱스컵 챔프에 등극해 대미를 장식했다. 시즌 5승을 앞세워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68.94타) 등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했다. ▲ 존슨의 가세 "춘추전국시대"= 올해는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이라는 걸출한 월드스타가 가세했다. 평균 313.6야드의 장타를 앞세워 융단폭격을 퍼부었고, 6월 US오픈과 7월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에 이어 'PO 3차전' BMW챔피언십 등 특급매치에서만 3승을 일궈내 신바람을 냈다. 'PO 4차전' 투어챔피언십에서의 부진으로 매킬로이에게 페덱스컵을 상납했다는 게 '옥에 티'다.매킬로이는 'PO 2승'으로 시즌 막판 가장 뜨거운 선수가 됐다. 무엇보다 '아킬레스건' 퍼팅을 해결했다는 게 고무적이다. 지난 연말 시력교정수술을 통해 '매의 눈'을 장착했고, 소속사 나이키의 골프용품사업 중단과 함께 스카티카메론 퍼터를 선택해 '신무기 효과'를 가미했고,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의 퍼팅코치 필 케년(잉글랜드)을 영입해 '쪽집게 레슨'을 더했다. 존슨 못지않은 파괴력을 보유하고 있는 매킬로이가 '짠물퍼팅'을 제대로 장착하다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카리스마를 과시할 확률이 높다. '넘버 1' 제이슨 데이(호주)는 부상 회복에 공을 들이고 있고, 존슨은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다. 우즈는 이달 초 16개월 만의 복귀전 히어로월드챌린지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2017시즌이 벌써부터 궁금한 이유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