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즉각 퇴진 거부…하태경 '친박 와해 멀지 않았다'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탄핵 정국'은 일단락 됐지만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 가결 직후 비주류는 친박 지도부의 즉각적인 사퇴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주장했다. 비상시국위원회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친박 지도부의 즉각적인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이후 정국 수습과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위해 현 지도부 체제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정현 대표는 당 지도부 공백을 메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사실상 '즉각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이 대표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12월 21일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면서도 "당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면 바로 그만 두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와 친박 최고위원들은 내년 1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했지만, 비주류는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차기 당권 확보를 위한 기싸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기한 중단'을 선언한 6인 중진협의체의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논의도 재개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진협의체가 당내 의견을 수렴해 비대위원장 후보로 추천한 김형오·박관용·정의화 전 국회의장, 조순형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 4명이 모두 고사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탄핵 표결에 핵심 역할을 한 비주류는 압도적인 표차로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친박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안 표결 결과와 관련 "친박의 와해가 멀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하 의원은 "전체 찬반 숫자들을 볼 때 친박들 20~30명은 배신의 정치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친박들 내부에 상호 불신이 싹 틀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탄핵 표결 직후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하며 "새누리당은 공당이 아닌 사당" "서청원 의원으로 대표되는 '진박'들은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당내 분열로 대규모 탈당, 분당 사태까지 촉발된다면 내년 말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 흐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