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기아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앞서 올초 현대기아차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년보다 연간 판매목표치를 낮춰 잡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목표 달성이 어렵게 됐다.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11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706만8013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436만대, 기아차 270만대를 합친 것으로 양사의 올해 글로벌 목표는 각각 501만대, 312만대였다. 하지만 12월 한달이 남은 상황에서 현대차는 60만대, 기아차는 40만대가 부족하다. 현대차의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이 40만대, 기아차가 25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12월 이후에도 30만대가 더 필요하다. 올해 실적 부진의 원인은 내수 판매 감소에 있다. 11월까지 현대차는 국내에서 58만대를 팔며 지난해(63만대)보다 7%나 실적이 빠졌고 기아차도 47만대에서 48만대로 2% 늘리는데 그쳤다. 장기간의 파업으로 국내 공장 생산량이 급감한 점도 눈에 띈다. 현대차의 국내 공장 생산량은 지난해 104만대에서 올해 89만대로, 기아차는 108만대에서 89만대로 모두 줄었다.이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파업 여파가 실적에 반영된 3분기의 경우 현대기아차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 판매 목표 달성에도 경고등이 언급된 것도 이때다. 올해 현대차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이같은 실적 부진은 이미 예고됐다. 노조 파업으로 현대차의 경우 생산차질 누계가 14만2000여 대에 3조10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파업손실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며 노조 파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기아차 역시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6만4000대에 달했다. 당시 현대기아차 역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은 연초 예상했던 2.9%에서 2% 초반대로 하향 조정되는 등 하반기에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면서 "현대차도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 실적 호조세를 보였지만 러시아와 브라질, 아중동 등에서는 경기 둔화가 지속되며 전반적인 판매 성장이 약화됐고 여기에 3분기 국내공장 파업 장기화 영향까지 겹치며 올해 판매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 역시 "4분기 손익 개선이 이뤄지겠지만 파업 등으로 인해 연초 제시한 목표 판매량이 당초 대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실적에 큰 힘을 보태던 수출도 상황이 어렵다. 현대기아차의 누적 수출량은 156만3563대로 전년동기(189만3700대) 대비 18% 줄었다. 월 평균 수출량도 지난해 19만대에서 올해 15만대로 4만대나 떨어졌다. 2010년 현대차가 처음으로 수출 100만대를 넘긴 것을 시작으로 현대기아차는 2010년 199만대, 2011년 228만대, 2012년 234만대, 2013년 230만대, 2014년 242만대, 2015년 231만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2010년 이후 6년만에 200만대를 넘기지 못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네 차례나 월 수출 10만대를 넘겼지만 올해는 지난 3월 단 한 차례만 기록했다. 노조 파업 여파로 8~9월 수출량은 역대 최저 수준인 4만~5만대로 급감했다. 파업이 끝난 10월 들어 9만대로 올라섰지만 앞선 손실분을 회복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기아차는 2014년 현대차 수출량을 처음 넘어선 이후 국내 자동차 수출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올해는 현대차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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