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한국] 트럼프발 글로벌 패러다임 격동에 속수무책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취임후 100일 구상을 밝히는 동영상을 21일 공개했다.(트럼프 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이지은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근본은 중국과 미국 간 갈등이다. 한국은 그저 장기짝(棋子ㆍ장기말)에 불과하다. 사드 문제가 불거진 것은 한국의 국력 부족과 전략적 착오 탓이다." (텅젠췬(騰建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미국연구소장)"환율조작국 지정과 중국산 제품 45% 관세 부과에 나선다. 미국에 일자리와 산업을 되돌려줄 공정한 양자 무역협정을 협상하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미국 내 일자리 10만개를 빼앗아간 조약이다." (트럼프 당선자 측)사드배치와 트럼프 당선으로 미ㆍ중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빅2 사이에 끼어 있는 한국의 국정이 최순실 정국으로 사실상 멈춰서면서 고립무원에 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텅 소장은 "중국과 미국은 발전과 패권을 놓고 상호 이익이 충돌하고 있어 양쪽 모두 후퇴의 여지가 없다"며 "장기말 역할인 한국이 근본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사드 문제를 키웠다"고 주장했다.한중 관계는 사드 배치 결정을 전후로 불과 1년 새 온탕에서 냉탕으로 급변했다. 사드로 촉발된 정치적 갈등은 경제와 문화 등 전 영역으로 넓게 퍼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 전문가는 "중국은 마치 준비라도 한 듯 크고 작은 보복 조치로 숨통을 조이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외교 전략 부재 속에 사실상 대응에 손 놓은 모양새"라고 지적했다.대미 관계 역시 트럼프 당선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메시지를 통해 "미국에 일자리와 산업을 되돌려줄 공정한 양자 무역협정을 협상하겠다"고 공언했다. 협상의 기준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될 것이란 점도 재차 확인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한미 FTA에 대해 "미국 내 일자리 10만개를 빼앗아간 조약"이라고 주장해왔다. 한미 FTA 전면 재협상 요구는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다.기존 국제 질서가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전 세계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목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쌓여온 '최순실 국정농단'의 폐해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불어닥칠 세계 정치 경제의 대격변에 대한 준비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는 셈이다. 자칫 격변의 시기에 힘 한 번 써보지도 못한 채 냉혹한 국제 경쟁의 후발주자로 뒤떨어질 수도 있다. 한국의 미래까지 위태롭게 하고있는 청와대발 위기의 근본 원인 해소와 함께 미래에 닥칠 변화에 대한 치밀한 대응 전략도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시기다. 여기에 일본과의 관계도 안갯속이다. 산케이신문은 28일 "국정농단 의혹이 한일관계는 물론, 동아시아 안보환경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박 대통령의 임기 내 한일 간 현안을 해결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 외무성 간부는 "박근혜 정권 내에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할 생각이었지만, 이는 오산이었다"며 산케이신문에 심경을 토로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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