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해 국정이 사실상 중단됐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고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이 추진되면서 경제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 혼란이 경제 혼란으로 꼭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해외 국가들의 사례는 대한민국도 충분히 위기를 극복하고 번영을 이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작지만 강한 유럽국가 벨기에도 정치적 불안정성과는 상관없이 경제는 비교적 견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면서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내성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벨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정치 공백'이란 기록을 세울 만큼 정부 구성이 까다로운 나라로 유명하다. 지난 2010년 선거구 분할에 대한 언어권 간 갈등으로 연립정부가 깨진뒤 541일간 공식 정부가 출범하지 않은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2014년 5월에 치러진 총선 후에도 5개월간 무정부 상태였다가 극적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한 바 있다.이 같은 복잡한 정부 구성의 밑바탕에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나라 특유의 다양성 존중을 기본으로 한다. 밸기에의 공식 언어는 불어, 네덜란드어, 독일어 등 세 가지에 달한다. 연방정부의 의석도 언어권별로 배분된다. 이 때문에 4~5개, 많게는 6~7개의 정당이 연정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총선 후 매번 정부 출범에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벨기에의 경제에 의구심을 보내는 이는 많지 않다. 벨기에는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달러를 넘어 세계 17위를 기록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의 점수도 후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벨기에의 국가신용등급을 세 번째로 높은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무디스도 투자적격 등급인 Aa3을 부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정부 상황이 오히려 낫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미국 경제 주간지 포브스는 "벨기에의 무정부 상태가 경제에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정부의 비효율적 의사 결정 등 '정부 실패'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경제가 선순환할 수 있었던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다만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벨기에가 테러 등 비상 상황에는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오랜 시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경험했음에도 불구, 테러 관련 법 집행기관과 각 부서별 간 엇박자를 내고 있어 테러의 온상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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