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도 테이퍼링?…유럽發 '긴축 발작' 시작되나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대규모 양적완화를 시행중인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익명의 ECB 관계자들을 인용해 은행이 자산매입 규모를 월 100억유로씩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양적완화 종료 시점이 확정되기 전에 자산 매입을 줄이기 시작해야 한다는 비공식적 합의가 정책위원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ECB는 현재 매월 800억유로로 국채·회사채 등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 이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시한은 당초 내년 3월까지인데 시장에서는 ECB가 종료 시점을 연장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ECB 관계자들 역시 양적완화의 연장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또한 이후 ECB는 "테이퍼링을 논의한 적이 없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하지만 수년간 통화완화 정책을 펴 온 ECB가 양적완화 종료를 6개월 앞두고 테이퍼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ECB가 시차를 두고 미국과 같은 긴축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임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이날 런던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0.7% 하락중이던 유로화는 ECB의 테이퍼링 검토 보도가 나온 이후 0.3% 상승했다. 유럽 주요국 국채 가격은 급락세를 나타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0.05%포인트 오른 -0.046%을 나타낸 것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동일 만기 국채 금리 역시 일제히 0.04~0.05%포인트 범위에서 뛰었다. '채권왕'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펀드매니저는 자신의 트위터에 "ECB발 긴축발작이 시작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채권 시장에 대한 약세 전망 배경"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의 긴축 언급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던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이 이번에는 유럽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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