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농약제조업체들이 농촌진흥청에 농약등록을 하기 위한 실험을 자사 부설연구소에서 수행하거나 농약제조업체 모임인 '한국작물보호협회'가 주관한 시험결과를 제출하고 있어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4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농약회사들이 지난해 등록시험을 실시한 총 3139건 가운데 1020건, 32.5%가 자회사 소속 부설연구기관에서 수행했다고 밝혔다.독성, 약효·약해, 잔류성 시험의 21.5%를 자신들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부설연구소에서 수행했다.또 국가 시험연구기관으로 지정된 71개의 농약등록시험 시험기관 중 35개의 시험기관이 작물보호협회 소속이며, 이 중 23개 기관은 농약회사 등 기업부설 연구기관이었다.반면 시험과정에 대한 국제적 인증기준인 GLP 인증을 받은 기관은 35개의 협회 회원사 시험연구기관 중 5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최근 3년간 국내 농약사들이 수행한 등록시험 1만4490건 중에 6383건, 44.1%를 작물보호협회 소속 시험기관이 수행했다.이처럼 농약회사들이 모여 만든 한국작물보호협회가 우리나라 농약등록시험의 절반을 수행하는 것은 정부의 특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우리나라는 1996년 농약시판을 '품목등록제'로 전환해 민간에서 농약을 개발한 뒤 지정된 시험기관에서 농약등록시험을 수행하면 정부가 시험성적서 등을 평가해 등록하고 있다.하지만 다른라에서도 우리나라처럼 한국작물보호협회와 같은 특정 민간단체가 고시와 같은 규정상으로 보장받고 있는 경우는 없다.결국 농약시험에 대한 독점에 가까운 구조로 인해 시험결과에 관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농진청이 2014년말부터 작년 12월까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실과 다른 시험성적서 발급한 6건 부정행위를 적발했는데 5건이 작물보호협회 소속 시험기관이었다.박 의원은 "한국작물보호협회 회원사들이 농약등록시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농약제조회사 등으로 구성된 농약생산자단체인 만큼 안전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없도록 협회를 견제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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