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흔들리지 말고 최선다하라' 당부…국회·파업노조엔 역공

예상대로 정면돌파 카드 선택…'밀리면 끝'이라는 위기의식 작동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예상대로 각종 의혹과 장관 해임건의안 등 악재에 정면돌파 카드를 꺼냈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달라"고 핵심메시지를 던진 것이다.박 대통령의 정면돌파 의지는 모두발언 곳곳에서 묻어났다. 박 대통령은 "지난 3년반 동안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한순간도 소홀함이 없이 최선을 다해 왔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한시도 개인적인, 사사로운 일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면서 "돌이켜보면 우리가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고 회고했다.그러면서 "오늘 워크숍을 계기로 다시 한번 신발끈을 동여매고 모두 함께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국민을 위해 뛰어주셨으면 한다"고도 했다.박 대통령의 흔들림 없는 국정운영 의지는 이를 발목잡는 세력을 거꾸로 비판하는 대목에서도 드러났다. 특히 국회, 금융·철도노조 등을 그런 사례로 언급했는데, 여론을 유리한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박 대통령은 국회, 이 가운데서도 야당에 대해 민생 보다는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올해만도 두 차례나 핵실험을 하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우리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고, 뜻하지 않은 사고로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최근 상황을 설명한 후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개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법안들은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나라가 위기에 놓여 있는 비상시국에 굳이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은 채 정치적 발목잡기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비선실세가 K스포츠와 미르 재단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이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역공을 펼친 바 있다.박 대통령이 각종 의혹과 여소야대 국회에 강경한 견해를 표명한 것은 여기서 밀리게 되면 국정과제 수행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절박감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청와대 관계자는 "취임한지 한달도 안된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통과됐다고 이를 수용하면 앞으로 거대 야당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면서 "국정과제 추진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특히 김 장관이 물러날 경우 인사검증을 맡은 우병우 민정수석의 운신의 폭까지 좁힐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파업에 돌입했거나 예정인 금융노조와 철도노조를 비판한 것도 노동개혁, 성과연봉제 등 국정과제 완수에 차질을 빚는 요소이기 때문이다.박 대통령은 금융과 철도 노조에 대해 "가뜩이나 국가경제도 어렵고 북한의 핵실험과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이런 행동들은 우리나라의 위기와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이를 겨냥한 듯 "우리 국민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일각이 여삼추가 아니라 삼추가 여일각이라고 느껴질 정도"라며 이들 노조의 파업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또 "지금 우리가 더 힘을 내지 않으면 이제까지 이뤄 놓은 성과도 물거품이 되고 희망의 새시대를 열겠다는 우리의 약속도 모두 신기루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박 대통령은 정치적 난제를 적극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이를 위해 공무원의 사기진작책도 제시했다. 규제프리존특별법, 노동개혁4법 등의 경우 국회 협조가 필요한 만큼 공무원의 사기를 높여 여론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박 대통령은 "공직자에 대해 무조건적 희생과 의무만을 요구하는 것은 도리어 우리 사회의 손실이 될 수 있다"면서 "공직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고,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환경을 조성해 공직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생동감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창의적이고 유능한 인재들이 공직사회에 모여 국정성과 창출에 전념하도록 하고 청렴하게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의 사기를 높이면서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출 것을 당부했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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