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가 세종포럼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서울)=이영규 기자] "정치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대한민국은 한 치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21일 오전 7시30분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세종포럼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리빌딩'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는 주명건 세종연구원 이사장, 신구 세종대 총장, 박근 한미우호협회 명예회장 등 8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남 지사는 이날 포럼에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 청년실업, 저출산, 북핵 등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언제 좌초할지 모르는 배'라고 평가한 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정치, 경제, 안보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 관건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몇 개나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려면 상위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정치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한 치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 지사는 단독집권이 거의 불가능한 독일의 정교한 정치 시스템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시장경제를 언급하며, 경기연정과 공유적 시장경제, 경기도주식회사 등 새로운 스탠더드를 만들기 위한 경기도의 도전을 소개했다. 남 지사는 "대한민국형 새로운 정치 시스템으로 대통령은 국민이 뽑되 의석 수 대로 뽑힌 장관이 의회에서 정책을 통과시키는 방식의 '합의제 의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남 지사는 경제 시스템에 대해서는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오픈 플랫폼과 창의력으로 무장하고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글로벌 기업을 소개하며 대한민국도 공유적 시장경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공유적 시장경제는 공공이 보유한 예산과 인력, 토지를 통해 민간의 성장을 돕는 공공영역의 플랫폼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11월 출범 예정인 경기도 주식회사다. 경기도 주식회사는 민간이 보유한 비즈니스 모델에 마케팅, 브랜딩, 물류, 해외진출을 도와 세계 일류 제품을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정치적 목표와 개헌, 모병제, 수도이전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남 지사는 정치적 목표에 대해 "제가 꿈꾸는 것은 정치하는 동안 글로벌 스탠더드 10개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포럼서 강연하는 남경필 경기지사
또 개헌에 대해서는 "저는 개헌 찬성론자이나 개헌이 잘못 가고 있다. 개헌 하지 않고도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협치하고 연정할 수 있다"며 "지금 대통령과 3당이 협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협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개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수도 이전에 관해서는 30년 이내에 100개 가까운 지자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서울대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정치는 세종으로 가고 경제는 이곳(수도권)에 두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모병제에 대해서는 "2022년이 되면 지금 같은 군대를 유지하지 못한다. 5년 남았다. 북핵 등 지금 같은 시스템으로 군을 계속해서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며 "일각에서 모병제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 구조적 위기를 넘어설 수 없다. 지금부터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한다"고 맞받아쳤다.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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