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한국 경제의 중기 잠재성장률이 2%대로 추락했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하면서 구조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지고 있어, 2%대의 실질성장률이 일상화 되는 것은 물론 자칫하면 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국회 예산정책처는 20일 '2017년 및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향후 5년(2016~2020년)의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2.9%로 예상했다. 예산정책처는 "향후 5년 동안 잠재성장률은 총요소생산성의 성장기여도가 이전보다 소폭 상승하지만, 자본과 노동의 성장기여도는 하락함에 따라 3%대 초반에서 2%대 후반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는 지난해 한국은행이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3.0~3.2%로 추산한 것에 비해 더욱 낮아진 것으로 국가기관이 중기 잠재성장률을 2%대로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성장률을 공식 발표하는 한은도 중기 잠재성장률을 2%대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7월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생산 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한 만큼 추후 잠재성장률 하락은 충분히 예견된다"며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예산정책처도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이 둔화되는 것과 함께 실업률 상승, 주당 근로시간 감소 등을 꼽았다.잠재성장률은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대체로 성숙된 경제구조에서는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잠재성장률은 3% 초중반이 제시됐지만, 실질성장률은 2014년(3.3%) 외에는 2.3~2.9%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앞으로 실질성장률이 2%대의 잠재성장률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 변화와 외부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실질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
예산정책처는 2016~202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잠재성장률과 같은 연평균 2.9%로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연평균 2.3%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예산정책처는 "완만한 경제성장률 상승에 따라 민간소비도 늘어나겠지만 노후를 대비한 저축성향 증가, 가계부채 부담, 고용의 양과 질 저하 등 구조적 문제들은 지속됨에 따라 자생적 소비회복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건설투자는 연평균 2.3%, 설비투자는 연평균 2.4% 늘어나고 수출은 올해까지 2년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나 2.8%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봤다. 고용의 경우 완만한 경기회복세로 취업자수는 연평균 30만명 증가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1.6%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예산정책처는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 "해외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증가하겠으나, 민간소비 약화 등 내수부진으로 2.7%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수출은 세계경제성장률 제고, 교역량 증가 등으로 2.2% 늘어나고, 설비투자는 수출부진 탈출 등에 힘입어 3.0%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이에 비해 민간소비는 저성장과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소비심리가 둔화되는 한편 가계부채 부담, 저축성향 증가 등 구조적 문제로 올해(2.3% 예상)보다 낮은 2.2%를 기록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올해(6.8%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2.1%,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1.0% 예상)보다 다소 높아진 1.6%로 예상됐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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