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기자
▲부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사람들이 추석 선물을 고르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추석 연휴 직전인 12~13일에는 차례 준비차 장을 보러 온 사람들도 마트안이 붐볐다"며 "백화점에도 지역 우수상품들로 선물세트를 구성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추석 당일, 오랜만에 모인 친지들 사이에선 '한진해운' 얘기가 빠지지 않았다. 덕담보다는 해운 경기 위축이 일터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해운과 관련된 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에겐 '혹시 잘리는 것 아니냐' '회복이 될 수 있는거냐' 등 우려섞인 질문을 쏟아냈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터미널이 있는 부산 신항만은 추석에도 비상체제를 유지했다. 한진해운 터미널이 '올스톱' 상태에 들어가면서 반대 급부로 현대상선 등 다른 터미널들이 분주해졌기 때문이다.▲지난 13일 추석을 앞두고 부산의 한 컨테이너터미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신항만 터미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원래 명절에는 당일 24시간만 쉬는데 갑자기 물량이 넘치다 보니 추석 앞뒤로 많이 바빠졌다"며 "올해는 평소때보다 노동강도가 세서 야근도 더 많이했고, 주말에도 일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터미널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컨테이너 수리 직원을 평소 대비 20% 늘리고, 지난주부터는 물건을 옮기는 장비도 기존 2대에서 1대를 더 투입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신항만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그나마 많이 빠졌지만 한진해운 같은 경우는 여전히 야드에 컨테이너가 넘쳐나고 있다"며 "추석이지만 분위기 자체가 우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환적화물도 골칫거리다. 한진해운 컨테이너에 선적하려고 들어와있던 물건들은 현대상선이 추가로 배를 투입하고 기존 보다 싣는 물량을 더 늘리는 등 옮겨 실어보내고 있지만, 환적화물은 여전히 터미널에 남아있다. 신항만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경유지로 거쳐가는 화물들은 컨테이너를 함부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며 "화주들이 외국에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데, 이런 화물들 비중이 전체의 40~50%로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