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단층 서쪽 응축된 힘, 한꺼번에 터지며 위력 세져
▲경주 지진발생지점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12일 경주에서 5.2와 5.8 규모의 강력한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다행히 건물이 붕괴되는 등의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없었다. 이번 지진파의 주된 에너지가 10㎐ 이상의 고주파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속기간이 길지 않고 흔드는 시간도 짧았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일어났던 지진의 특성 중 하나이다. 경주에서 5.0 이상의 큰 지진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응축된 힘이 이번 지진으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이번 경주 지진의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양산단층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지진이 양산단층 동쪽에서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서쪽에서 일어났다. 양산단층은 부산 낙동강 하구에서 시작해 양산과 경주 형산강을 거쳐 포항까지 이어지는 선 구조를 말한다.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5.8 규모를 보인 것은 양산단층 서쪽에 응축돼 있는 힘(응력)이 한꺼번에 터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 발생했던 일본의 구마모토 지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구마모토에서는 6.4 규모의 전진(1차 지진)이 있었고 이틀 뒤 약 10㎞ 떨어진 곳에서 7.3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1차 지진의 에너지가 큰 규모의 2차 지진을 이끌어낸 셈이다. 경주 지진도 이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5.2의 전진이 있었고 약 1.4㎞ 떨어진 지점에서 5.8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다행히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지진은 고주파 에너지였다. 진폭이 짧아 흔드는 힘이 약했다. 건물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배경이다. 지진은 진폭, 즉 얼마만큼의 강도로 흔드느냐에 따라 규모를 측정한다. 규모 5와 6의 차이는 상당하다. 규모 1이 올라갈 때마다 전체에너지는 32배 상승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주 지진으로 우리나라도 최대 6.5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6.0~6.2 규모의 지진은 발생가능성이 거의 확실하고 최대 규모 6.5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배경 중 하나로 일본과 중국의 거대한 지진 단층을 들었다.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 등이 우리나라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에너지가 응축돼 어느 순간 한꺼번에 터지면 큰 규모의 지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재해연구실장은 "이번 경주 지진의 경우 그동안 단위면적당 힘인 '응력'이 압축과 인장 등으로 한꺼번에 터진 측면이 강하다"며 "응력은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이 크면 클수록 정비례로 증가하는데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헌철 지진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도 최대 6.5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다행히 아직 우리나라 지진은 고주파이고 흔드는 시간이 짧아 건물이 무너지는 등의 심각한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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