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2013년 출시된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세제혜택을 통해 서민들의 자산 증식을 꾀했지만 초반에 가입자가 대폭 늘어난 후 급감하는 패턴이 같다.재형저축은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6년 처음 도입된 금융상품이다. 1995년까지 19년간 운영됐던 이 상품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다시 부활했다. 재형저축은 ISA와 마찬가지로 소득에 따라 의무 가입기간(3~7년)을 채우면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해 세제혜택을 제공했다. 두 상품은 공통적으로 금융당국이 추진했다. 출시일자를 먼저 정하고 이에 맞춰 정책구조 형성, 상품 개발, 전산 시스템 구축 등이 마련됐다. 출시시기는 정치적 이벤트와 묘하게 겹쳤다. 재형저축은 대통령 취임 한달 후인 2013년 3월 나왔다. 앞서 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재형저축을 내세운 후 당선자 시절 "재형저축과 관련해 가능한 빨리 법적 검토를 취해 달라"고 금융당국에 요구했다. 금융위원회는 '연소득 5000만원 이하 근로자가 7년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준다'는 내용의 세부안을 마련해 두 달만에 상품을 출시했다.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된 ISA는 4월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출시됐다.이에 금융권에서는 금융상품의 장기적인 플랜을 구체적으로 세우기보다는 실적내기에 급급했다고 평가한다. 은행들간의 상품 경쟁력을 갖춰 재산을 증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일단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재형저축과 ISA는 출시 초반 고객이 급격히 늘었지만 직후 증가세가 급감했다. 출시 초반 실적 경쟁이 벌어지면서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발생한 것도 유사했다.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위가 금융사들을 상대로 밀어부치면서 일회성으로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실적 등을 내세웠다"며 "전시행정과 탁상행정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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