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연기' 성토 위한 새누리당 의총에서 사드 찬성 당론 채택,더민주에 "사드 찬반 입장 분명히 해라" 압박 더민주 의원 29명은 사드 배치 반대 당론 채택 촉구내년 말 사드 배치, 대선정국 노림수說…국내에선 '애국 대 매국' 프레임청와대·정부·여당은 '안보 프레임' 구사 추미애 더민주 대표, 대선 前 '사드 털고 가기' 전략당내 신중론에 "사드 반대" 당론 주춤, 숨고르기 돌입"사드 배치 차기 정권에 넘기자" 연기론도 확산[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여야가 때아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찬반 당론에 목을 매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달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원을 앞두고 예산(추가경정예산안)과 청문회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지만, 정작 사드 배치를 놓고 치열한 기싸움이 이어지는 탓이다.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새누리당 소속인 김 위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당의 사드 배치 반대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난 30일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사드 배치를 공식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북핵 위협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은 여야 합의에 따라 추경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한 날이었다. 합의가 어그러지면서 온통 신경을 추경에 쏟아도 부족한 시기에 사드 찬성론이 의총에서 통과된 것이다. 국민의당은 앞서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사드 배치 반대 쪽으로 기울고 있다. 소속 의원 29명은 31일 성명을 내고 "당이 하루속히 사드배치 반대 당론 결정 절차를 밟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성명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심재권 의원을 비롯해 강창일ㆍ설훈ㆍ안민석ㆍ김현미ㆍ우원식·송영길 의원 등이 참여했다 방점은 추미애 신임 당 대표에게 찍혔다. 그는 경선 과정부터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삼겠다”고 밝혀왔다. 급작스러운 여권의 반격에 “중론에 따르겠다”며 숨고르기에 나섰지만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추 대표가 멀지 않아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을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이날 "더민주는 사드배치 당론을 분명히 밝히라"며 압박했다. 이와 관련된 현수막도 조만간 게재할 예정이다. 이는 '안보 프레임'을 조기에 고착시키는 카드 역시 보수세력을 결집하는 데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 군민들이 지난 29일 대구시 동구 신천동 라이온스 회관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같은 여야의 움직임은 '대선시계'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예컨대 사드와 같은 대형 안보이슈는 보수층 결집에 효과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나타나듯 보수층 상당수는 사드 배치에 찬성하고 있다. 내년 말 대선이 임박해 사드가 들어오면 이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 뻔하다. 이때 야당의 반대가 거셀수록 청와대와 여당은 색깔론으로 편가르기를 시도하기가 쉽게 된다. 이를 놓고 대선 정국 전에 사드 문제를 털고 가려는 추 대표의 고도의 정치전략에 서둘러 여당이 맞불을 놓았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애초부터 사드 배치는 의문투성이였다. 안보용이란 명분에도 불구하고 여지껏 사드 배치 결정 시점과 부지 선정이 왜 앞당겨졌는지에 대해선 누구도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한미 당국이 시작한 사드 협의는 오는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결판이 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지난달 불과 5개월만에 사드 배치 결정이 발표되면서, 여당마저 혼돈에 빠졌다. 여당 관계자는 “사드 배치와 밀접한 국회 정보위 위원장과 여당 간사마저도 논의에서 배제됐다”고 전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사드배치 관련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같은 급작스러운 배치 결정은 배치 지역을 선정하는데 있어서도 후폭풍을 몰고 온 상태다. 현재 가장 설득력을 얻는 설명은 한미 정부의 이해관계론이다. 늦어도 지난달까지 사드 배치를 결정했어야 대선이 열리는 내년 말까지 실전 배치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애초 한미 당국이 사드 협의를 시작할 때는 빨라야 내년 초에 실전에 배치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일각에선 국내 선거에서 더 이상 '북풍'이 영향을 끼칠 수 없다고 반박하지만 사드는 또 다른 문제다. 중국의 공세가 심해지면서 이미 국내에선 '애국 대 매국'이란 이분법적 구도가 자리잡았다. 실제로 여권은 지난 대선에서도 안보 이슈로 이익을 챙겼다. 청와대와 여당, 국정원이 힘을 합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발언을 문제삼았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말을 했다”며 공격했으나 대선 직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사드 배치가 대선 정국의 '안보 프레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야권 일각에선 사드 실전 배치를 차기 정부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대선의 안보 이슈를 무력화하면서 동시에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을 부추기겠다는 전략이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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