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기자
노사는 지난 5월부터 30여차례에 걸쳐 올해 임금ㆍ단체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구조조정 이슈에 막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그동안 현대차 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 그룹 계열사 노조 등과 연대 파업을 추진하며 사측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공동 투쟁전선에서 이탈한데 이어 조선업계 전체의 공동파업도 어려워지면서 고립무원 상태에 놓였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쟁의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31일로 예고된 그룹 계열사 연대파업도 사실상 무산됐다. 이들은 사측과의 추가적인 교섭을 진행한 후 다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기 까진 최소 열흘 가량이 걸린다. 여기에 구조조정 저지 파업이 불법인지 여부를 두고 여론이 분분해 쉽사리 파업에 나서기도 어렵다. 모든 공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있어 파업 효과가 큰 자동차업계와 달리 조선산업은 전면 파업에 나서지 않는 이상 파업 효과도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꺼내든 '법적 대응'은 파업동력을 잃어 가는 와중에 사실상 마지막으로 꺼내든 투쟁 카드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에서도 파업이 사측과의 협상에 유리한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협상을 선점하기 위해 사측을 압박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