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하루 2공기도 안먹어재고증가-가격하락 악순환 연속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쌀의 날(8월18일)을 맞았지만 쌀 농가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팔지 못한 쌀이 창고에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쌀 재고 증가는 가격 하락과 농가 가계 부담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쌀 수확기를 앞두고 올해도 풍년이 전망되면서 재고 쌀 처리를 놓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농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18일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일 기준 쌀 20kg 도매가격은 3만9200원으로 작년보다 9.5% 하락했다. 같은날 소매가격도 작년보다 9.9% 떨어진 3만9532원에 거래됐다. 전국 평균 2015년산 쌀 가격은 수확기였던 지난해 10~12월 3만8040원에 거래되다가 올해 1월 3만6540원으로 하락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0.2%, 수확기대비 3.9% 내린 수준이다. 이어 2월 3만6378원, 3월 3만6155원, 4월 33만6059원으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은 쌀 재고량 증가에 있다. 면이나 빵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쌀 소비가 줄고, 창고에는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국민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전년비 3.3% 줄어든 172.4g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밥 한공기(100~120g)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1.4~1.7그릇. 하루에 2공기도 채 먹지 않는 셈이다. 연간기준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2.9kg인 것으로 조사됐다. 128.1kg을 소비하던 1985년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적체된 쌀 재고량 처리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연평균 28만t의 초과 공급량이 발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약 24만t의 쌀 공급이 초과될 것이란 전망이다. 농림부 기준 5월 말 현재 쌀 재고량은 175만t으로 지난해 143만t보다 32만t 증가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권장 적정 재고량(80만t)의 2배에 달한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432만7000t으로 2009년(492만t)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쌀 재고 감소를 위해 적정생산 유도 정책을 추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쌀 산지유통업체의 4월 재고는 81만5000t으로, 전년비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농가재고도 전년비 35.8% 급감했다. 2016년산 벼 재배의향면적은 전년대비 3.1% 줄어든 77만5000ha로 조사됐다. 정부측 매입물량과 산지 유통업체의 판매물량은 늘었다. 농가 보유 재고량을 떠안게 된 영향이다. 곳간이동 결과 전체적인 쌀 공급량 규모는 확대됐다. KREI는 수확기 이후(1~4월) 산지유통업체 벼 매입량은 전년비 7.3% 증가한 32만6000t으로 집계했다. 같은기간 농협 벼 매입량도 전년비 40.7% 증가한 1만1000t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추가적인 시장격리를 통해 재고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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