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전국 민생투어를 시작하고 첫 목적지로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사진=김무성 페이스북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의 최대주주인 김무성 전 대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김 전 대표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출발해 5박 6일간 민생 경청 잠행에 나선 가운데, 측근은 8ㆍ9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정병국 의원 캠프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가 '혁신 단일후보'를 자처하고 있는 정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번 배낭여행을 '겸허한 경청'이라 부르며 취재진에게도 일정을 알리지 않고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민생투어 계획을 묻자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이 같은 잠행을 전대와 거리를 두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전대가 계파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김 대표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잠행'이 시작된 이날, 공교롭게도 김 전 대표 시절 같이 일했던 정성일 전 상근부대변인이 정병국 의원의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김 전 대표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정 대변인이 정 의원의 캠프에 합류하면서 정치권에서는 물밑 지원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고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는 평소 "비박계가 당 대표로 당선되려면 당연히 단일화가 돼야 한다"며 "단일화가 안 되면 당선이 안 된다"고 말하며 비박 단일후보가 나올 경우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김 전 대표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 했다. 정 대변인은 2일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온 것이다. 지금 캠프에 와 있는 상황에서 (김 전 대표가) 도와준다, 안도와준다고 말하기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했다. '김 전 대표의 지지의사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알아서 해석해 달라"고 대답했다. 결국 정 의원이 김 전 대표의 지원을 온전하게 받기 위한 관건은 비박 후보의 단일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과 또 다른 비박 주자인 주호영 의원 간 단일화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게 사실이나, 실제 성사될지 불투명하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 후보들이 투표를 앞두고 결집할 경우 비박 단일화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새누리당의 전대 구도는 여전히 안개속인 상황이다. 한편 김 전 대표는 1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폐교를 개조한 진도미술관에서 1박을 한 뒤 팽목항에서 민심 경청 배낭여행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시대 최고의 슬픔을 함께하기 위해 팽목항을 찾았다"며 "분향을 하고 아직도 찾지 못한 아홉 분을 기다리며 팽목항에 머물고 계신 가족을 뵈니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해남, 강진, 장흥 등을 방문해 지역축제를 찾은 주민들을 만나 민심을 청취하고, 보성 벌교 마을회관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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