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 군 당국은 13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를 경북 성주에 배치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인터넷에선 사드 레이더가 지역주민의 암을 일으킨다거나 불임을 초래한다는 등의 괴담이 나돌고 있다.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에 편입되는 것으로 중국이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때 사드 체계가 이용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대체로 인터넷에서 확산하는 괴담의 상당 부분은 사실무근이거나 일부 사실이라도 과장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드 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중국 미사일을 탐지하거나 요격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우선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되는 중국의 미사일을 대한민국에 배치된 사드가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 내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은 대부분 대한민국 상공을 통과하지 않는 데다 설령 통과한다고 해도 종말 단계 요격체계로 요격고도가 40~150㎞에 불과한 사드로는 요격할 수 없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종말 단계가 아닌 중간단계에서 요격하는 미사일로는 요격고도 500㎞ 이상인 SM-3와 GBI 등이 있다. 또 경북 상주에 배치되는 사드 레이더의 탐지거리도 800㎞ 이하이기 때문에 중국 내 미사일 기지를 감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경북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 미사일은 중국 미사일과는 관련 없다"며 "사드 레이더가 중국을 감시한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 중국을 향하지 않고 북한을 향한다"고 말했다. ◆미국 MD에 편입된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는 우리나라가 미국 MD 체계에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MD 체제 편입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봐야 한다"며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MD라면 그것은 사드배치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미국 MD에 참여하는 일본은 MD 체계 개발비를 제공하고 있고, ICBM을 중간단계에서 요격하는 SM-3 등도 갖추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종말단계 요격체계인 사드를 배치했다는 이유로 MD에 참여하는 것이라고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드가 미국 MD의 핵심 요격체계라는 점에서 MD 참여라는 시각도 있다.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그것은 당연한 의혹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니라고 하는 순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오히려 MD 자산을 우리가 사게 되면 아닐 수도 있다"며 "우리가 사서 (미군과) 연동하지 않고 우리가 쓴다고 하면 아닌데 미군이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 시스템에 연동시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레이더 전자파…인체ㆍ농작물 유해할까= '사드'는 적 미사일을 탐지ㆍ추적하고 요격미사일 유도를 위해 고출력 빔을 쏘게 된다. 이 레이더가 내뿜는 강력한 전자파를 가까이서 쐬면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사드 레이더가 지역주민의 암과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배치장소인 성주의 주요 농작물인 참외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일단 국방부는 이러한 주장은 근거 없는 '괴담'이라는 입장이다. 과학적으로 설정된 규정을 준수하면 인체나 농작물에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사드 레이더가 지상에서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는 전방 100m 반경으로, 이 지역은 모든 인원이 통제되는 구역으로 안전펜스가 설치된다. 또 전방 3.6㎞까지는 '비통제인원 출입제한' 구역이다. 사드가 배치될 것으로 알려진 기지가 해발 400m 고지대에 있어 농작물이 레이더 빔에 닿을 가능성도 희박하다.끟사드 레이더 주변 항공기 전파교란?= 결론적으로 적 미사일 탐지ㆍ추적을 위해 상공을 지향하는 사드 레이더는 비행기의 전파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사고 가능성을 우려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범위를 설정해 운항에주의를 기울이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현재 미군은 사드 레이더로부터 2.4㎞ 떨어진 공중을 '일반 항공기 비행제한공역'으로 설정해 항공기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사드와 관련해서도 성주와 가까운 대구 K2 공군기지를 이ㆍ착륙하는 전투기의 비행경로를 변경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K2 공군기지를 대구 인근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전파교란 관련해서는 관련 규정을 만들어 지켜줘야 한다"며 "사드로 비행기 운항이 곧바로 위험하다기보다 범위 안 이착륙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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