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구도 고착화되면 반기문 총장 대선 후보 영입 차질내년 4월 재·보선 패배 우려…7개월 단명 당 대표보다 차기 국회의장이 매력적청와대 출마 요청설…당 내부 분위기는 부정적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새누리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에 빠진 '큰 형님' 서청원 의원(8선)이 마지막 판단을 남겨놓은 가운데 '서청원 변수'가 당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대대수가 서 의원의 입만 바라보고 있지만 정작 후폭풍이 작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 의원은 현재 친박계 당권주자들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결심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신박'인 원유철 전 원내대표가 출마를 접고, 친박계 4선 홍문종 의원이 출마를 미룬 것도 서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과 연관돼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친박계 내부에선 교통정리가 시작됐으나 서 의원의 행보는 더디기만 하다. 늦어도 13일께 나올 것이라던 입장 표명은 일주일 이상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선은 반기문 변수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새누리당이 공을 들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후보 영입은 서청원 체제가 들어서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친박 강경파가 득세하는 상황에서 과연 외부에서 누가 새누리당에 입당하려 하겠는가"란 질문이다. '반기문 대망론'에 불을 지핀 장본인은 친박 좌장격인 서 의원이지만 당내 세력 구도가 친박·비박(비박근혜)으로 완연히 갈리면서 반 사무총장이 향후 여당 입당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소식이 여의도 정가에 돌고 있다.두 번째 변수는 내년 4월의 재·보궐 선거다. 통상 수도권과 영호남에 걸쳐 3~5석을 놓고 치러지는 미니 총선에서,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새누리당은 다시 대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여당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도의적 차원에서 사퇴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후반기 국회의장이 유력시되는 서 의원이 '꽃길'을 마다하고 굳이 불과 1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험로에 들어서는 건 너무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마지막 변수는 당내 분위기다. 서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 친박의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지만 2002년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이 '차떼기당'이란 오명을 썼을 때 당 대표였다. 또 2008년 자신이 이끌던 친박연대가 거액의 공천헌금 파문을 겪으면서 구속되기도 했다. '개혁'을 부르짖는 새누리당의 이미지에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 관계자는 "엘리트 출신인 당직자들 사이에선 경직된 당 분위기에 대한 불만이 잠재돼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서 의원 당선은 과거 회귀란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당 안팎에선 서 의원 출마는 곧 당선이란 등식이 지배적이다. 친박계가 지역 당협위원장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조직적인 친박계 당원 투표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편 여당 내부에선 이번 서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숙고가 청와대의 뜻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완주 의사를 밝힌 원조 친박 한선교 의원,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의 이정현 의원은 물론 온건파 친박인 이주영 의원과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서 의원 카드야말로 강력한 후보 단일화의 동력이 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오상도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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