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이혼소송 1심 및 항소 당시)." "남편으로서 재산 형성에 기여했으니 1조2000억원을 내어달라(지난 달 29일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6)에 대한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48)의 대응이 총공세 양상으로 급변했다. 재산분할 소송 사상 최고액이라는 청구 금액 뿐만 아니라 임 상임고문의 달라진 태도 또한 이를 방증한다. 임 상임고문은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한 뒤 열흘 가까이 흐른 8일 현재까지 소송 접수를 한 서울가정법원에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다. 소송 접수 역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채 진행했고, 소송 관련 각종 서류도 전혀 접수하지 않았다. 법조계와 임 상임고문 주변의 얘기를 종합하면 그는 현재 새로 소송을 수행할 거물급 변호사를 물색 중이다. 기존 이혼소송을 대리하던 변호인단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임 상임고문은 새로 선임할 변호사를 중심으로 소송 전략을 다시 세우는 등 대리 체계를 재정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상임고문이 변호사도 없이 서둘러 재산분할 소송을 낸 건 소송 기본비용, 즉 인지대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청구 금액과 무관하게 1만원이던 인지대가 이달 1일부터 규정이 바뀌면서 청구 금액에 따라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임 상임고문이 청구한 1조2000억원을 적용하면 인지대만 21억원 가량 내야 한다. 임 상임고문은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한 이튿날 이 사장이 낸 기존 이혼소송 항소심이 진행 중인 수원지법에 '맞소송(반소ㆍ反訴)'도 제기했다. 이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부터 다시 따져보자는 뜻으로 읽힌다. 이 사장의 재산은 2조원을 조금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이 삼성 계열사 지분이라서 평가액은 수시로 변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3월 '2016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이 사장의 재산이 약 19억 달러인 것으로 집계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2조2000억원이다. 국내에서는 2조3000억~2조4000억원 가량으로 평가돼왔다. 이를 감안하면 임 상임고문은 이 사장의 재산 절반 가량을 요구하는 셈이다. 재산분할 소송의 쟁점 가운데 하나는 이 사장의 재산 중 임 상임고문이 형성 및 유지에 기여한 재산과 이 사장의 '특유재산'을 가리는 일이다. 특유재산은 부부 중 어느 한 쪽이 혼인 전부터 보유했거나 혼인생활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이다. 부모가 갑자기 사망해 물려받은 재산도 여기에 속한다. 특유재산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보통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사장의 재산이 거의 삼성가(家) 고유 재산과 연결돼있음을 감안하면 임 상임고문이 요구한 대로 분할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둘의 분쟁은 이 사장이 2014년 10월 이혼조정 및 친권자 지정을 법원에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두 차례 조정을 시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지난해 2월 소송전에 들어갔다. 지난 1월 1심에선 이 사장의 청구가 받아들여져 이혼 판결이 나왔다. 결혼한 지 17년 만이었다. 초등학생인 아들에 대한 친권 및 양육권은 이 사장에게 돌아갔고 임 상임고문에게는 월 1회의 면접ㆍ교섭권이 주어졌다. 재벌가의 딸(이 사장)과 평사원(임 상임고문)이 연출한 '세기의 결혼'은 1조원 규모 '세기의 재판'으로 바뀌었다. <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508070730569210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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