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헌법 개정안 국민투표에 총리직 걸어…최근 여론조사서 오성운동 1위 등극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 이어 국민투표 때문에 사임하는 또 한 명의 유럽 정상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주인공은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다.
렌치 총리는 오는 10월 헌법 개정안 국민투표에서 자신의 총리직을 걸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반(反)유로 정당인 오성운동이 렌치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을 제치고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집권 민주당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진 것으로 10월 헌법 개정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오성운동 지지율은 30.6%로 민주당보다 0.8%포인트 높았다. 지난 1월 입소스 여론조사 때만 해도 민주당이 오성운동에 6%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렌치 총리가 취임한 직후였던 2014년 유럽의회 선거 당시에는 민주당과 오성운동의 지지율 격차가 20%포인트 가까이 났다. 반유로, 반유럽연합(EU) 바람이 유럽을 휩쓸면서 2년만에 오성운동이 민주당에 필적하는 거대 정당으로 성장한 것이다. 오성운동은 지난달 지방선거에서도 로마와 토리노에서 시장을 배출하면서 기염을 토했다. 입소스에 앞서 지난 1일 데모스 여론조사에서는 오성운동이 32.3%의 지지율로 30.2%의 민주당을 비교적 여유있게 따돌렸다. 유로미디어와 EMG 여론조사에서도 오성운동이 각각 0.5%포인트, 0.4%포인트 민주당에 앞섰다.오성운동이 지지율 1위에 등극하면서 렌치 총리의 입지는 물론 이탈리아 향후 정국이 불안해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적했다. 오성운동은 유로존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정국 불안은 이미 은행 부실 문제로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에게 또 하나의 악재가 될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 유라시아 그룹의 페데리코 산티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정부 붕괴 위험이 하나의 가능성 이상으로 커졌다"며 "이민, 은행 부실, 부패 스캔들과 같은 문제들이 집권당에 악재가 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는 렌치 총리와 민주당이 상황을 반전시키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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