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세계 교역 감소에 수출도 ↓ 전망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원화 약세는 꼭 수출에 유리한 것일까? 일반적인 통념은 그렇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은 높아진다. 수출여건은 좋아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 라는 '블랙 스완'이 나타난 이후 이같은 통념도 흔들리고 있다. 브렉시트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환율의 이점보다 세계 경제 부진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수출기업들은 보통 원화 약세가 나타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시장에서 매출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1달러에 1100원일 때 상품을 판매하면 1달러에 1000원으로 상품을 판매할 때와 비교해 현지 가격은 동일하지만 원화로는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어 수출 시 유리하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원·달러 환율은 하루 사이에 29.7원이 올라 원화 약세, 달러 강세를 보였다. 원·엔 재정환율도 1098.83원(23일)에서 1152.58원(24일)으로 크게 뛰었다. 브렉시트가 우리 환율시장에 미친 여파는 이틀간 계속됐다. 이에 우리 수출에는 경쟁력이 생길 거라는 일부 기대도 생겼다. 문제는 수출 여건 자체는 악화된다는 점이다. 환율 차이에 따른 수익보다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 세계 교역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체적인 파이가 줄어들어 환율로 가격경쟁력을 갖춰도 거둬들이는 수익의 총량은 줄 수 있다. 벌써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등 경제기관에서는 상반기에 내놨던 올해 경제성장률을 더 낮추고 있다. 한경연은 기존의 중국 경제 성장세둔화,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과 함께 브렉시트가 추가돼 하반기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것이라 29일 전망했다. 하반기 성장률이 부진해지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에서 2.3%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한국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수출이 부진하면 경제성장률엔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경제구조의 변화로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가 예전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올해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일부 신흥국 등 46개국을 대상으로 환율의 수출 탄력성을 산출한 결과 환율 약세가 1990년대에는 수출을 1.3만큼 개선시키는 데 효과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0.6으로 개선 효과가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생산구조가 분업화되면서 수출 중 중간재 수출입이 환율 효과를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브렉시트로 인해 달러와 엔이 강세가 되면 결국 위험회피심리가 시장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고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도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며 "환율효과보다 세계 경제 침체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경제 자체가 위축되면 환율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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