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안전업무 위탁업체 344명 직접고용 추진…민주노총 '무기계약직 고용 전환 반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지하철 안전 업무 직영 전환 및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근절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문제원 수습기자] 서울시가 지하철 안전업무를 맡고 있는 위탁업체의 직접고용 계획을 밝혔지만 정규직이 아닌 전원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하는 형태여서 사실상 외주하청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의 '중규직' 양산과 다를 바 없어서다. 중규직은 정규직 신분이지만 비정규직과 같은 처우를 받는 근로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더라도 연봉이 정규직의 절반 남짓한 수준에 그치는 등 급여 및 복지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한다.실제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무기계약직의 1인당 평균보수는 3880만원으로 정규직 1인당 평균보수의 약 60%에 불과했다. 정부는 2014년 말에도 중규직을 도입한다는 방안을 내놨다가 반발에 부딪히자 철회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17일 성명서를 내고 시의 무기계약직 고용 전환을 전면 반대했다. 민주노총은 "안전업무는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 세월호 참사 이후의 일관된 흐름"이라며 "무기계약직 형태를 고집하면 이들이 여전히 지하철 종합상황실과의 소통 등이 제한돼 외주하청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찬배 민주노총 여성연맹 위원장은 "완전히 다른 회사로 고용하는 '자회사화'보다는 낫다"면서도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면서 여전히 차별적인 요소가 있는 중규직으로 채용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서울시가 채용을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이번에 무기계약직으로 직접 고용되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양 공사의 7개 분야 외주업체의 60세 미만 채용자만 344명에 이른다. 중규직이더라도 직접고용인 만큼 비용부담이 다소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존의 정규직과 동일한 조건에서 채용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기존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직원의 거부감도 있고, 공채 통과자와 동일한 대우를 하는 게 아직은 정서상 힘들 수 있다"고 했다.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구의역 사고' 후속 브리핑에서 이와 같은 우려에 대해 "무기직이나 공무직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불만이 쌓여왔다"며 "승진이라든지 보수에 관한 부분, 복지시스템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시 관계자는 "비용적인 원인도 있지만 행정자치부와 협의해야 하는 정원 문제도 있기 때문에 힘든 점이 있다"며 "무기계약직 처우문제는 양 공사에서 아직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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