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어려운' 오크몬스터…'오버파 우승?'

116번째 US오픈 격전지, 대형 벙커와 배수로 등 이색 해저드, 288야드 파3 '악마의 홀'

오크몬트의 마지막 승부처 18번홀. 뱀처럼 휘어진 페어웨이를 확보해야 곧바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오크몬스터(Oakmonster)'.올 시즌 두번째 메이저 116번째 US오픈(총상금 1000만 달러)의 격전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골프장(파70ㆍ7254야드)의 애칭이다. 오크몬트(Oakmont)와 몬스터(monster)의 합성어다. "너무 어려워서 괴물 같은 코스"라는 의미다. 실제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깊은 러프와 대형 벙커는 물론 배수로 등 이색적인 해저드까지 도사리고 있다. 그린 역시 오거스타내셔널을 능가하는 '유리판'이다.1903년 피츠버그 외곽에 조성돼 무려 1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매년 미국내 100대 코스 '톱 5'에 진입해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죽기 전에 꼭 라운드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에 올랐고, 그동안 US오픈을 8차례(1927, 1935, 1953, 1962, 1973, 1983, 1994, 2007년)나 개최해 남다른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문제는 선수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점이다. 파71로 치러졌던 1973년과 1983년, 1994년 등 최근 세 차례 우승 스코어가 4~5언더파였다.톰 파지오(미국)가 2006년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파70으로 세팅한 뒤에는 그야말로 '괴물'로 변신했다.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의 2007년 우승 스코어는 5오버파로 10타 이상 치솟았다. 일단 티 샷을 폭 26야드에 불과한 '개미허리'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 데 급선무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연습라운드 직후 "파가 환상적인 스코어가 될 것"이라며 "4라운드 이븐파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 9년 동안 수천 그루의 나무를 제거해 시야를 확보했지만 배수로가 드러나면서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중압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워터해저드가 없는 반면 우천을 대비한 10여개의 배수로가 또 다른 장애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배수로에는 특히 돌무더기 등이 가득해 탈출이 불가능하다. 여기에 오크몬트만의 독특한 잔디와 벙커 고랑이 가세했다.

오크몬트 3, 4번홀 사이의 '신도석 벙커(Church Pews)'. 긴 의자 같은 러프 둔덕과 벙커 고랑이 12개나 이어져 있다. 오크몬트(美 펜실베이니아주)=Getty images/멀티비츠

3, 4번홀 사이의 '신도석 벙커(Church Pews)'가 대표적이다. 마치 교회에서 신도들이 앉는 긴 의자 같은 러프 둔덕과 벙커 고랑이 12개나 이어져 있다. 길이가 100야드, 폭이 40야드에 육박한다. 15번홀 그린 왼쪽으로 가는 길목에 규모는 작지만 '제2의 신도석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 마지막 승부다. 바로 울퉁불퉁하고 빠른 그린과의 전면전이다. 8번홀(파3)과 12번홀(파5) 등 오크몬트의 명물홀들이 마지막 관전 포인트다. 8번홀은 전장이 288야드, 적어도 3번 우드를 잡아야 '파 온'이 가능하다. 미국골프협회(USGA)의 "파3홀 역시 드라이버나 3번 우드를 잡을 수 있다"는 콘셉트가 출발점이다. 2007년 선수들의 평균 그린적중률은 26.7%에 불과했고, 스코어는 3.45타로 치솟아 '악마의 홀'로 악명을 떨쳤다. 12번홀은 632야드의 전장이 '2온'을 원천봉쇄하는 분위기다. 18번홀(파4)이 우승을 결정하는 승부처다. 484야드의 길이는 물론 뱀처럼 휘어지는 페어웨이를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이 현란한 쇼트게임과 퍼팅에 능통한 선수들을 우승후보로 꼽는 이유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필 미켈슨(미국)은 "내가 플레이한 코스 가운데 가장 어려운 곳"이라며 마음을 다 잡고 있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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