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측, '위법' 지적에 철거하려다 '보훈처 요청' 이유로 한 달 연기...위례시민연대 반박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에 부착된 초대형 태극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제2롯데월드 대형태극기 철거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 측이 지난달 말까지 제2롯데월드 대형태극기를 철거하겠다고 했다가 최근 한 달을 미루면서다.이와 관련 롯데물산은 지난 1일 잠실 제2롯데월드 외벽에 걸린 태형 태극기와 엠블럼에 대해 "국가보훈처가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태극기 게양 독려 요청을 해와 다음 달까지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물산은 지난해 8월 광복 70주년을 맞아 70층 높이에 가로 36m, 세로 24m짜리 태극기를 내걸었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눈길을 보냈다.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ㆍ대주주 일가의 국적 논란과 이에 따른 불매 운동 등 사면 초가에 빠지자 이미지 개선을 위해 태극기를 내세워 '애국심 마케팅'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3.1절에 가로 42m, 세로 45m짜리 '대한민국 만세! LOTTE(롯데)' 엠블렘을 붙히자 위법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단체인 위례시민연대는 제2롯데월드의 대형태극기ㆍ엠블럼 부착이 "민간기업이 영리목적, 인지도 향상 등 목적으로 국기를 이용하면 안 된다"는 국기 훈령 18조를 위반했고, 기업 로고를 박아 이미지 광고로 활용됨에 따라 옥외광고물 관리법과 건축법도 어겼다고 주장했다.서울시ㆍ송파구가 위례시민연대의 주장에 손을 들어 주면서 '자진 철거'를 권고했고, 당초엔 롯데 측도 지난달 말까지 철거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롯데 측은 지난 1일 '보훈처의 요청'을 이유로 이달 말까지 태극기를 철거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바꿨다. 롯데 측은 "시민단체의 반대가 있어 5월 말까지 자진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보훈처가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태극기 게양 독려 요청이 있었기에 일단 다음달까지는 유지하기로 했다"며 "보훈처가 나라사랑 캠페인의 취지를 공감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여전히 논란이 있긴하지만 그래도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태극기를 계속 게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위례시민연대는 4일 "롯데 측이 주장한 '보훈처의 요청'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건축기획과와 송파구 광고물팀에 확인해 보니 롯데 측이 주장한 '보훈처의 요청'은 매년 보훈처가 6월 호국의 달을 맞이해 정례적으로 각 기관ㆍ단체 등에 태극기 게양을 독려해 보내는 공문에 불과하며, '위법' 지적을 받은 제2롯데월드의 태극기에 대해 특정해 시달한 공문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위례시민연대는 3일 보훈처에 공문을 보내 롯데 측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이에 대해 롯데 측은 국가기관의 공문 지침을 따른 것인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롯데 측은 보훈처가 롯데와 서울시에 보낸 공문을 공개했다. 보훈처가 롯데 측에 보낸 공문에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국가 자긍심 향상 및 태극기에 대한 국민의 친밀감 제고를 위해 제2롯데월드 타워의 대형 태극기 및 '대한민국 만세' 엠블렘을 계속 유지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서울시에 보낸 공문에서도 제2롯데월드 타워의 대형 태극기 및 '대한민국 만세' 엠블렘을 계속 유지하도록 협조해 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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