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조속한 시일 내 인하 필요'…기준금리 인하 시그널 나왔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5월 회의에서 조속한 시일 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A금통위원은 지난 13일 열린 금통위서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이번에는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냈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2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 조동철ㆍ이일형ㆍ고승범ㆍ신인석 신임 위원들의 첫 무대였다. A 금통위원의 발언은 새 금통위원 대부분이 국책 연구기관과 금융당국 출신이란 점에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을 보일 것이란 시장 관측과 비슷하다. A위원은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 성장세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유럽 신용위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러 위험요인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령화를 비롯한 구조적 요인과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과거에 비해 통화정책의 효과가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재정·통화정책과 같은 거시경제정책의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저물가·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와 한국은행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경기 대응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외 위험요인에 대한 효율적인 대비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위원도 "2분기 성장 및 물가흐름이 전망경로대로 실현되는지 확인하고 기업구조조정 가시화에 따른 신용 및 고용시장 파급영향, 주택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 중국 기업부채 위험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축적인 금리조정 여력을 확보함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나머지 금통위원들은 대체로 가계부채 등의 리스크를 고려하고 금리 조정의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정부가 추진중인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과 관련 한은이 손실 최소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당부도 잇었다. 한 금통위원은 "한국은행이 정부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손실위험을 최소화하고 특정 부문에 대한 지원을 지양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주문했다.기업 구조조정이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한 금통위원은 "조선, 해운과 같은 경기 민감 업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일부 국책은행들의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악화될 수 있는데 이러한 영향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어떤 경로를 통해 어느 정도로 나타날지 면밀히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은행의 자본적정성 악화 정도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해 보고 각 시나리오별로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리스크의 정도를 추정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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