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질량의 10억분의 1인 중성미자 질량 차이 측정성공
▲원자로에서 나온 중성미자가 에너지와 이동한 거리에 따라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바뀌어 줄어들었다가 다시 생성되는 것을 보여준다.[사진제공=미래부]<br />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전자 질량의 10억분의1에 불과한 중성미자의 질량 차이를 측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중성미자의 실체에 한 걸음 다가선 것은 물론 우주의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을 설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중성미자의 질량은 너무 작아 아직도 측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카지타 교수와 맥도날드 교수는 중성미자 진동변환 발견으로 중성미자의 질량의 존재를 처음으로 입증한 업적으로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들은 세 종류의 변환확률 중 두 가지를 1998년과 2001년에 측정했습니다. 마지막 변환확률은 국내 리노(RENO, Reactor Experiment for Neutrino Oscillation, 원자로 중성미자 변환 실험) 연구진이 2012년 4월에 성공적으로 측정했습니다. 중성미자의 변환은 한 종류의 중성미자가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변하는 현상으로 변환확률은 변환이 얼마나 크게 일어나는지를 말합니다. 중성미자의 질량이 서로 달라야 그 차이에 의해 변환이 일어납니다. 중성미자 변환 발견은 질량 차이를 의미하고 그것은 질량이 존재함을 증명하는 셈입니다. 중성미자 절대 질량이 너무 작아 측정이 거의 불가능한데 중성미자 사이의 질량 차이를 알아내면 이 입자의 질량 근원에 대한 해답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2012년 4월 국내 리노 연구팀이 수행한 마지막 변환확률 측정결과의 논문은 1300여회 인용될 정도로 이 분야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연구팀은 2011년 8월부터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출되는 중성미자를 지속적으로 관측해 왔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13년 1월까지 약 500일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해 원자로에서 발생된 중성미자가 검출장비까지 약 1.4㎞를 날아오는 도중에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바뀐 확률을 측정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오차를 현저히 줄여 측정한 중성미자의 변환확률이 에너지와 원자로에서 검출장비까지 날아간 거리에 따라 파동처럼 달라짐을 관측했습니다. 이것으로부터 중성미자의 가장 가벼운 질량과 가장 무거운 질량의 차이가 전자 질량의 약 10억분의1 정도로 매우 적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중성미자의 가장 가벼운 것과 가장 무거운 것의 질량 차이가 매우 적은데 성공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절대 질량을 밝히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질량 차이의 측정뿐 아니라 원자로 중성미자가 검출장비까지 날아오는 도중에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바뀐 확률을 2012년 처음 측정한 결과보다 오차를 무려 2배 이상 줄였습니다.이번 정밀 측정을 통해 원자로의 중성미자 에너지 스펙트럼이 놀랍게도 그 동안 학계에서 통용됐던 것과 다르게 특정 에너지 영역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 결과는 그 동안 '원자로 중성미자 퍼즐'로 알려져 있던 문제점의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 수집한 약 1500일의 데이터 중의 3분의1 정도만을 분석한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의 수집과 더 개선된 분석을 통해 실험 오차를 더욱 줄여 중성미자의 변환확률과 질량 차이를 최종 목표인 5%의 오차를 가진 정밀 측정 결과를 얻어낼 계획입니다. 이번 연구는 김수봉 서울대 교수 책임자인 공동연구팀이 수행했습니다. 연구결과는 물리학분야의 학술지 피지컬리뷰레터(Physical Review Letters) 5월 24일자(논문명:Observation of Energy and Baseline Dependent Reactor Antineutrino Disappearance in the RENO Experiment)에 실렸습니다. 김수봉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물리학의 난제로 남아 있는 '중성미자 질량 순서'와 우주의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을 알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활짝 열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중성미자는 핵붕괴 혹은 핵융합 과정에서 방출되는 기본입자로 워낙 작아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며 물질과 상호작용이 거의 없어 '유령입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성미자의 실체가 밝혀지면 우주의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이란 우주 탄생 당시 똑같았던 물질과 반물질이 현재 우주에서는 물질만이 존재하고 왜 반물질이 사라졌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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